[기자수첩] 천안시의회의 파행과 협치의 시작
[기자수첩] 천안시의회의 파행과 협치의 시작
  • 조호익 기자
  • 승인 2019.03.3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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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익 천안아산본부장

[충남투데이 천안/조호익 기자] 지난 1991년 4월 15일 천안시·군 초대의회가 개원하고 1995년 5월 10일 천안시·군이 통합한 이래 물리적으로 본회의를 저지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9명은 지난 28일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해 오전 10시 개최되는 제2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6시간 동안 저지했다. 발단은 복지문화위원회가 27일 제1회 추경 예산안 처리를 못해 회차를 변경해 28일 오전 03시까지 진행했지만 미료 처리돼 예결위에 예산안이 자동 상정됐고, 28일 예결위 과정에서도 갈등을 빚다가 결국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전부 퇴장한 가운데 더민주당 의원들이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직산 삼은 초교 2건을 포함해 5건을 사업재검토하자는 취지로 추경 예산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지만 본회의에서 통과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게 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다수당인 더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당 천안시장의 거수기역할을 했다는 이유지만 진짜이유는 협치라는 미명아래 16:9의 구성비로 인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소외감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자극한 것은 천안에 초등학교가 127곳 중 현역인 박완주 국회의원의 모교인 직산읍 삼은초등학교의 다목적 강당 증축과 생활체육시설 조성사업의 예산이 동시에 1차 추경에 올라온 것이었다.

2건의 사업은 실제로 박 의원과 관계가 없는 예산이지만 묘한 뉘앙스를 남기기는 했다.

각설하고 이번 파행의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유한국당 소속의원에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니부리는 자유한국당 소속의원들에게 양보해준 더민주당 소속의원들 모두가 승자다.

인치견 의장은 본회의를 3번씩이나 연기하면서 까지도 파행을 막으려고 노력한 4선의 경험과 연륜의 힘을 발휘한 리더십을 응원한다. 이번 기회에 천안시의회는 협치(協治)라는 말을 되새김질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협치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실제로 양보해야 되는 일이다. 정치인들은 앞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다수결이라는 미명아래 표 대결이 민주주의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하는 시의원은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을 흉내 내지 말자. 다음선거는 다음선거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뽑아준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을 찾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의원들끼리 협치하며 천안시 발전을 위해 부끄럼 없는 의정활동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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