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의 죽음
김복동 할머니의 죽음
  • 충남투데이
  • 승인 2019.01.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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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이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 김복동 할머니의 사망 소식에 전국적인 애도의 물결이 전국을 휩쓴 가운데 1월의 마지막 날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고 김복동 할머니의 영결식이 있었다.

 마을의 어른이나 친척의 죽음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현실의 상황을 볼 때 김복동 할머니의 죽음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것에 외국의 시선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아픔이었고 민족의 아픔보다 몇 배 더 큰 그분들의 아픔이었음을 알기에 나라 전체적인 추모의 물결이 일게 된 것이다.

 첫 시위 때 예순 일곱이었던 할머니는 어느새 아흔을 훌쩍 넘겼고, 대장암 투병 중에도 시위에 함께했지만 그토록 원했던 일본 측의 사과는 받지 못했다.

 그분들이 자주 하셨다는 말씀이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난 죽지 않을 거야” “내가 죽더라도 내 문제를 함께 하는 젊은이들이 내 문제를 기억하고 함께 할 거야”라고 한다.

 이제 23명의 생존자만 남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 모든 분들이 사망에 이를 때 까지 우린 한숨과 눈물 그리고 분통한 마음만을 갖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사과를 바라는 이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듯 한 정부의 모호한 태도부터 변화해야 한다.

 이분들이 바라는 것이 경제적 보상이 아니란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곳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감싸고 있는 털목도리가 우리 민족의 마음이란 것을 헤아려야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일 짬짬이 시간을 내어 만든 털실 모자를 평화의 소녀상에 씌워주며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기성세대의 중심인 중앙정부가 알아야 한다.

 홍성의 붕심에 위치한 소녀상에도 따뜻한 털실 모자와 목도리 그리고 앞에는 항상 꽃이 그치지 않는다.

 시골 소도시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아픔의 마음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연일 소녀상 앞에 선다.

 정부차원의 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단합된 목소리도 필요하다.

 자당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나라와 민족의 슬픈 역사의 치유를 유해 단합된 모습으로 일본정부나 관계자들의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당당한 모습이 있어야 한다.

 역사는 승자의 몫이라는 일반적 사고가 이분들의 아픔을 나 몰라라 하게 만들었다면 이제부터 역사의 진실성 회복과 미래세대 교육의 바른 정립을 위해서라도 정확히 집고 넘어가야 한다.

 누가 잘못했고 어떤 잘못을 했고 그로인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어떤 사과를 하고 우리 민족 앞에 어떤 반성을 보였는지 미래 세대가 알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

 아픔의 과거를 숨길 수밖에 없는 사회적 모순 과 편견 속에서 따가운 세상의 시선을 감내한 채 진실을 밝히고자 나서 김복동 할머니가 없었다면 우린 아픔의 과거를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 아픈 가슴 부여잡고 악몽을 떠올리듯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온 김복동 할머니의 마음을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달래주어야 할 때다.

 과거에 대한 바른 인식과 문제의 청산 없이 미래로 나아간다는 것은 모순된 행위다.

 이제 스물 세분 남으신 그분들의 한을 우리 국민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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