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뭣이 중헌디”
  • 충남투데이
  • 승인 2018.12.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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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디이이이!!”

 영화 곡성에서 효진 역을 맡은 김환희 아역배우가 한 대사 중 일부다.

 홍성군 유일의 유인도 죽도에 사는 A모씨가 최근 한 말이기도 하다.

 기름유출 사고로 검은 크리스마스를 보낸 죽도 주민들이 성탄절에 이어 26일에도 전 주민들이 기름 방제작업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배를 소유한 주민들은 배를 몰고 해상 방제작업을 하고 배가 없는 주민들은 흡착포를 이용해 바위하나하나 모래 한 알 한 알에 이르기 까지 정성을 다해 씻어냈다.

 겨울 바닷바람의 매서움 속에서 땀범벅이 되어 기름범벅의 바위를 씻는 모습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었다.

 이익과 손해를 넘어 생존을 위한 주민들의 처절한 모습은 그들의 삶 자체가 말해준다.

 20가구의 작은 섬에 주민이라고는 노인이 대다수인 섬에서 유일한 생업이 어업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배마져 없는 노인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은 맨손어업이다. 즉 바지락 등 조개류를 채취해 파는 것이 유일한 소득원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인모를 기름띠가 덮친 해안의 모습은 이들의 눈에는 지옥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죽도 주민들은 너와 내가 없었다. 그동안 맨손어업과는 상관없는 배를 이용한 어업과 낚시 손님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하던 선장들도 모든 일을 뒤로 한 채 방제작업에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본인의 어장관리도 뒤로하고 섬에 방문한다는 친척마저 오지 말라고 한 채 오직 방제에만 몰두했다.

 주민들이 모든 일을 뒤로 미룬 채 집중적으로 방제에만 매달리는 이유는 시간싸움이란 판단이다.

 기름띠가 오래가고 모래나 바위에 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패류의 고사와 어장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관련기관의 방문이나 보도를 위한 언론사의 방문도 이들에겐 귀찮기만 한 상황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하는 길 외에는 어떠한 방법도 없다는 것을 이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홍성군청 관계자들 또한 죽도 현장을 방문하면 질문이나 상황 파악에 앞서 흡착포를 잡았다.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앞으로의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보다 기름 한 방울  이라도 더 걷어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고 3일차를 맞아 대부분의 기름은 제거된 상태다. 샘플로 채취한 바지락에서도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삶을 향한 주민들과 관계기관의 몸부림으로 인해 악몽의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걷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죽도 주민이면서 생계가 곤란해 겨울을 이용해 홍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주민과 다른 이유로 출타했던 주민들이 모든 일을 미루고 죽도로 돌아와 혼연일체가 되어 방제작업을 한 결과다.

 주민들이 일의 우선순위를 정확히 알고 한 행동이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만연한 시대를 살면서 죽도 주민들의 이번 행동은 도시민들이 볼 때는 이해가 안 돼는 행동일수 있다.

 그러나 죽도 주민들은 누구나 같은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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