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세종 이전 ‘히든카드’ 먹힐까?
[사설] 국회 세종 이전 ‘히든카드’ 먹힐까?
  • 이회윤 기자
  • 승인 2024.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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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22대 총선 판도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자 지난 27일 ‘국회 세종 완전 이전’이라는 히든카드를 제시하고 반전에 나섰다. 지금까지 국회의 세종 이전은 분원 정도 수준의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한 위원장이 제시한 것은 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회 전체를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여의도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서울 국회의사당 주변 서여의도는 41m, 여의도 공원은 고도 제한 51m에서 벗어나 그동안 제약을 받아왔던 여의도 주변에 고층 건물 건축이 가능해 진다는 점에서 서울시민들이 국회 이전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세종시도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난 2002년 세종 행정수도를 공약으로 내세워 적지 않은 논란 끝에 지난 2012년 정부 세종청사 개청식을 갖고 40개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했지만, 반쪽짜리 행정수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10년 넘게 꾸준하게 세종시와 충청도민들의 원성을 사왔었다.

특히 국회와 행정부서가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부처 장관들과 핵심 부서장들은 국회를 들락거리느라 1년에 60% 이상을 서울에 상주하는 등 행정효율성이 떨어진다 지적을 받아 왔다. 한 위원장이 이번에 국회 전체 이전을 공약으로 들고나온 것은, 서울 재개발에 숨통을 터주면서 충청권 총선 민심을 되돌려 놓으며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양수겹장의 의미가 있어 민주당에서도 반대하지 못할 선거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우선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쪽은 세종시민들이다. 국민의힘 세종 갑‧을 선거구 류제화, 이준배 후보는 “세종이 명실상부한 정치‧행정의 수도로서 ‘세종 중심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반색했다. 

다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년 전부터 우리가 추진해 온 공약”이라며 반대하지도, 찬성하지도 못하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한 위원장에게 보기 좋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국회의사당 세종 완전 이전은 야당이 반대할 이유는 없어졌지만, 법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 있다. 지난 2020년 7월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대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를 통째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불을 당겼었지만, 수도에 관한 ‘관습법’ 때문에 위헌이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무산됐었다.

한 위원장은 ‘이 공약이 총선 때마다 나왔는데 실천되지 못했다’는 질문에 “약속하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국민의힘은 반드시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국민의힘이 국회 세종 완전 이전을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과반의석 이상은 얻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만큼 실행 성공 여부는 국민들의 몫이라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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