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독사’ 노년층보다 중년층에 주목해야 한다
[시론] ‘고독사’ 노년층보다 중년층에 주목해야 한다
  • 이회윤 기자
  • 승인 2024.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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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이 노년층보다 고독사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 돼 혼자 살고 있는 중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이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것을, 의미하는 고독사는 최근 들어 중년층 사이에서 부쩍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돌 교수와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유재언 교수팀이 지난해 8월 ‘한국사회복지학’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40~50대 연령층에서 직업, 건강 문제 등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으면서 미혼, 별거, 이혼 사별 등 다양한 이유로 고독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20세 이상 80세 미만 국민 18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복합‧고위험군, 고립도 중심‧중위험군, 저위험군 등 3개 유형으로 나눈 고독사 조사에서 60~70대보다 40~50대의 고독사 확률이 82.7%나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임시직이거나 일용직 근로자들이 상시 근로자들보다 고독사 확률이 114.6%~176.0%나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금까지 가족이 없는 노년층의 고독사보다는 직업이 없는 젊은층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혼보다는 미혼과 별거, 이혼, 사별 등에 의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에게 처해있는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거나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나머지 아예 외부와의 접촉도 끊은 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1960~70년대 시절에 하루종일 논‧밭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도 지친 심신을 위로받을 가족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던 ‘농촌 총각 자살’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30여년 전부터 해외 이주 여성들을 배우자로 맞이하면서 농촌 총각 결혼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거나 다른 이유 등으로 혼자 된 노인층의 고독사에 대해서만 치중해왔던 고독사 문제가 예기치 못했던 곳에서 지금도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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