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외국인 관광객 2천만 시대 열어질까?
[시론] 외국인 관광객 2천만 시대 열어질까?
  • 이회윤 기자
  • 승인 2024.02.0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2024 관광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돌파를 위해 관광인들의 협력을 요청하면서 “장관과 차관이 각각 500만 명씩 1000만 명을 채우겠다”는 결의를 다져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장미란 2차관은 “장관께서 500만 명을 책임지라고 하셨을 때 500만kg을 드는 것보다 더 무게감을 느꼈다”고 재치있게 답변하면서 “관광대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관광인, 스포츠인, 문화예술인 모두가 힘을 합쳐야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국가기관이나 단체든 새해가 되면, 교례 모임을 통해 올 한해도 무탈하고, 번성을 기원하며 덕담을 나누는 자리인 만큼 유 장관도 국내 관광업계에서 종사하는 관광인들에게 무한한 힘을 실어주겠다는 주무 장관의 의지로 보여진다.

지하자원이 전무 하다시피 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면서 가공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제조업과 관광산업이 탄탄하게 뒷받침해줬기 때문에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갈수록 가공품 수출에도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어 이제부터는 관광산업에 더욱 눈을 돌려 할 때라는 점에서 유 장관이 시사하는 바는 의미가 크다.

중국이나 싱가포르, 스위스 등이 국가 재정 상당 부분이 관광 수입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전국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관광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어 지하자원 만큼이나 관광자원도 무궁무진한 나라다. 그래서 그들은 관광지 한 곳을 개발하면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모두 다녀갔다고 판단될 때까지 새로운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다. 그것도 외국 자본을 들여와 최소한 20년 이상 진을 다 빼먹은 후에 개발자에게 돌려준다.

우리나라도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이 열악해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관광자원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만큼 외국 자본을 들여오지 못한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서라도 개발에 동력을 실어줘야 한다. 개발한 후에도 전국 관광지를 권역별로 묶어 패키지 상품으로 활용하면 된다.

한국섬진흥원과 연계해 도서 지역도 외국인들의 기호에 맞게 개발하면 얼마든지 훌륭한 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외국인들을 불러오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시급한 것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 관광객들의 불만을 먼저 불식시켜야 한다. 최근 말레이시아 여성 관광객 4명이 입국하려다 거부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 관광 거부 운동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이 소지한 현금이 적다는 이유로 입국을 불허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면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외치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