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감성으로 민심 잡는 한동훈 위원장
[時論] 감성으로 민심 잡는 한동훈 위원장
  • 이회윤 기자
  • 승인 2024.01.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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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출범한 직후 나온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취약했던 ‘2030 여성’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동훈 효과’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22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 명을 대상으로 ‘지지 정당’을 물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38.4%로 나타나 28.9%인 더불어민주당 보다 오차범위를 넘어 9.5%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지세 확장은 한 위원장이 지난 2일 대전과 대구 방문에 이어 강원도, 청주와 부산 등 가는 곳마다 한 위원장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그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을 기세다.

이처럼 시도 지역민들이 한 위원장을 열광하는 것은, 타 정당 인사들이 흔히 사용해오던 특정 지역의 사위나 며느리 등 판에 박힌 연고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위원장 자신이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역과 인연이나 추억을 쌓았던 일들을 상기시키면서 지역주민들과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9일, 1박 2일 일정의 부산 투어에서는 문재인 정권 때 부당한 좌천 인사로 잠시 부산에 근무할 때 “퇴근 후 송정 바닷가를 거닐었을 때가 좋았다”고 말해 당시 법무부 장관의 인사 폭거를 은연중에 각인시켜주는 정치적 노련함도 보였다.

한 위원장은 과거에 자신이 받았던 부당함을 직설화법으로 상대 당을 폄하시키는 것보다는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지역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고단수를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 평론가들은 한 위원장을 정치 신인이 아닌 타고난 고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으로 전열을 정비하지 못해 아직 공식적인 정치 일정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당을 떠나면서 당초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독자생존을 택하는 신당 창당을 선택했다.

이로써 이미 창당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놓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신당, 조응천 의의원의‘원칙과 상식’과 ‘한국의 희망’ 대표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 등  신당러시를 이루면서 겉으로는 연합을 강조하고 있어도 내면으로는 서로 쫓고, 쫓기고, 물고, 물리는 정치적 암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공통분모는 정치적 생존경쟁이다. 가슴에 국회의원 뱃지를 달기 전에는 총선이 끝날 때까지 오직 표를 향해 달릴 뿐 누구를 들여다보거나 챙길 여유가 없는 집단들이다. 그래서 지역민들과 추억을 되새기며 그들을 품 안에 안는 한동훈 위원장의 여유로운 총선 행보가 더 돋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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