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맑은 화계1리의 겨울 끝자락.
광천천이 유리알처럼 하늘을 비추며 흘러간다.
겨울철의 버드나무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천변 버드나무의 수피가 파란 겨울 하늘 아래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60년대 잦은 광천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버드나무는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되었다.
버드나무를 심은 후 사람들이 터전을 잡기 시작한 '새뜸'의 풍경이다.
오래된 마을의 길을 걷는다. 파란 하늘, 파란 창고, 반듯 반듯한 하늘색 지붕과 도로 위 노란색의 조화가 경쾌하다.
유난히 넓고 평평한 화계1의 새뜸은 여느 농촌과는 조금 다른 듯한 분위기이다.
어느새 하늘에 새털구름이 꽉 찼다.
보송한 도화지 같은 넓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철새들의 소리가 마을에 내려앉는다.
마을 길을 걷다 마주친 농기구 창고에 모판과 대나무 지주가 가득하다. 이제 곧 저 모판은 창고에서 나와 못자리를 가득 메우며 벼 모를 기를 것이다.
어느 어르신이 마련해 놓으신 지주들일까? 아마도 큰 농사를 지은 모양이다. 농사가 커도 든든할 만큼 많은 지주들이 창고에 빼곡하다.
무엇이든지 두 손으로 만들고 일구며 살아왔던 그 시절,
대나무를 베고 손질하며 농사를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눈앞에 그려본다.
오래된 마을, 오래된 길을 걸으며 만난 화계1리.
농촌 마을의 풍경 속에 스민 편안함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 풍경과 평화는,
어느 것 하나 거저 얻어진 것이 없는
오로지 두 손, 두 다리의 근력과 끈기로
자연과 더불어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터전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농촌과 농민의 삶이
낯선 이를 맞이해주는
화계1리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이은정,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