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마을이야기] 장곡면 화계1리
[홍성군마을이야기] 장곡면 화계1리
  • 임미성 기자
  • 승인 2021.10.31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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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의 가치를 잇는다 (1)

  집집마다 가양주, 마을마다 방앗간
  마을마다 물레방아 찧고 집집마다 술 빚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많던 방앗간이 대부분 사라지고 술 빚는 모습은 만나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화계1리에서 방앗간과 가양주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을 방앗간과 가양주의 전성기 시절 이야기를 옛 살림 전문가인 어르신들에게 물어보았다. 가양주 향기 넘치는 그 시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방앗간이 있으면 이게 좋지”
  김동주_ 아이구 이장네 방아 참 잘 앉었어 거기. 아주 좋아.
  이무순_ 나와서 밤낮없이 부서댔어(일했어) 어쨌거나.
  김동주_ 아침 거리 없어도 걱정 없어. 우리 친정도 방아 크게 놓고 했는디 아침 거리 없어도 걱정 없어. 방앗간에 가면 저절로 생겨.
  김동주_ 전에 없이 살 때 도요. 밥을 해 먹으려면 쌀밥 같은 거 못 먹자녀. 방앗간에 가면 누가 방아 찧으러 오면 그렇게 생겨 방앗간은. 그러니까 걱정 없어. 방아 찧으러 오면 삯 떼잖여. 그럼 그놈 퍼다 밥하면은 천석근이도 안 볶지. 하하하.
  김동주_ 시장에 쌀전이 엄써졌잖여. 시장에는 쌀 안 놔요. 전에는 (머리에 농산물을)이구라고 가서 시장서 돈 사서(벌어서) 쌀을 샀는데. 시방은 시장에서 쌀을 못 사여. 방앗간에서 다 이렇게 항께. 식당에도 방앗간서 다 갔다 먹지 시장에서 쌀 안 팔어.
  유재만_ 없으면 방앗간 가서 돈 주구서 나 얼마다 하면 주는데.
  김동주_ 여그 전화번호만 주구 쌀 부쳐주면 저절로 (배달) 오지.
  동동주, 막걸리, 단술, 소주~ 우린 술 전문가
  유재만_ 예전에 집집마다 술 빚었지
  김동주_ 거 도가지장독 그런데다 해서 방에다 그냥 넣어눠코 전에 많이 해먹었지. 뭐 집집마다 다 해다시피 했지. 동네 사람도 전이는 술 많이 했는데 시방 사람이 있어야 술을 하지.
  이무순_ 아이고 그거 술 하면 감추느라구 아주 질렸어. 술 조사하러 댕긴께.
  김동주_ 그러다가 술 조사 다니니께 미서워서 못 해먹어서, 또 그래도 해 먹었슈 땅 파고(땅 속에 숨겨둠).
  유재만_ 그 때 술 허먼 벌금 문다고 못하게 했지.
 김동주_ 그렇지. 근디 시방 술 해 먹는 거 하나 걸리질 안여. 좋아.
이무순_ 여름에 보리밥 나오믄 누룩 쪼끔 섞어갔구선 단술 해 먹으믄 또 맛있어.
  김동주_ 저 쏘주. 쏘주가 보리로하자녀. 아이고 쏘주도 보리로 쪄서 그릇에다 해서 내리면 묻어놓고 내려 먹고 그랬어.
  이무순_ 우리가 술 하잖여 그러면 이제 할아베 친구들 죄다 맥이고 서로 왔다 갔다 이렇게 했지.(다른 집에도 가서 먹었다는 이야기.)
  김동주_ 동동주는 쌀, 쌀 담궜다가 이제 누룩 사다 이렇게 섞어. 물 맞춰서 그릇이다 인자 담아 놓고 밤에 덮어놔. 덮어 놓으므는 뽀글뽀글하여. 그럼 인제 활딱 열어 놨다 가니 한 사흘 나흘 되먼 한바짝 요렇게 걷어서, 여기다 그 용수 갔다 쑥 가운데다 처넣어 박으므는 밥풀이 동동 뜨지. 술이 그렇게 고가 괴면은 그놈 뜨는 거지. 그렇게 해서 그게 동동주지.
  이무순_ 한 달까지 먹어도 끄떡없어.
김동주_ 뜨구서 먹고, 이제 나중에 남은 놈, 건덕지지에밥고거 체에다 이렇게 걸러서 막걸리 또 뽑고. 이 막걸린 인저 청주, 동동주 뜨고 남은 놈 걸르면 막걸리여.
  유재만_ 막걸리는 그다지에밥 물 타서 주물럭거려서 먹으면 그게 막걸리지.
  김동주_ 저 새뜸 언제든지 술 오면 그렇게 잘 헌다 하고 소문 나갔고선 허는 날 사람 잔뜩 오구 여간 좋아.
  이언년_ 쌀 한 짝 했다고 그러데?
  김연한_ 많이 했네. 그걸 워다 찐댜?
  김동주_ 몰라 저 누구네 솥 있댜. 준우네.
  유재만_ 잔 붓기제주로 좋아. 쌀 술이라.
김동주_ 솥에다 시루 걸어 쌀 쪄갔고. 거기서 섞어서 밀차에다 막 싣코서 태종이네 가서 저 현정 아빠하고 우리 일교허고 물 퍼 놓을라고 저 준우 엄마랑 그냥 일했지. 그날 한양들 했다고 그러데. 아이고 접때 그 술 해줬다고, 물 퍼다 놓고 그랬다고 양말 두 켤레나 갔고 왔더라고. 아 이거는 왜 갔고 왔다냐 그러니까는. 아이고 여럿이 술 그거 해 줬는디 애썼다고 그거 주는 거라고.
어르신들의 술술 이어지는 가양주 이야기에 화계1리 가양주는 어떤 맛일까? 상상은 지에밥 마냥 부풀어 올랐다. 때마침 구정을 앞두고 이제 막 술 가를 때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방식을 술을 빚는다는 이태숙 님 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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