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 임미성 기자
  • 승인 2021.10.0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⑦ 안골 김설자 할머니의 나물 젓는 소스랑

  김설자 79세 / 예산 광시 출신
  나무로 지은 듯 산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띠고 있는 집. 골프장과 정자까지 구비되어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회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집주인 김설자 할머니. 마을의 역사를 알려주고 싶다며 그곳으로 이끌어주셨다. 그 집에서는 어떤 농기구가 나올까?
  ◇집에 가장 오래된 옛 농기구가 있나요?
  “이 집을 새로 지어서 옛날 물건은 싹 갖다 버렸어. 아, 여기 하나 있네. 다행이네. 이게 나물 젓는 소스랑인가? 시래기 같은 거 삶을 때 가마솥에서 이렇게 뒤적거리는 거. 여기다 멍이나 산나물 같은 것도 넣고 뒤적거리지. 오서산에서 뜯어다가. 우리는 멍이가 많아. 아주 쭉 깔렸어. 멍이를 여전 삶아서 가족들 다 가져가지. 들깨가루 넣고 볶어. 기름 넣고. 그럼 맛있어. 그것도 참 한 댕이 저기 있는 것 같던데.”
  ◇그 농기구를 구입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이것도 뭐 한 50-60년 됐을 걸? 더 됐으려나? 내가 시집와서 그 뒤로 맹글어서 쓴 거여. 그러니까 50년 더 됐을 겨. 이거 맹그는 철물점 있잖아. 이, 대장간. 광천 대장간에 가갖고 그 중에서 제일 조그만 거 시래기 젓고 할라고 산 거야. 요즘에도 잘 써. 얼마 전에도 나물 삶을 때 썼어.”
  ◇옛 물건을 다 버리셨다고 하셨는데 저 도자기는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네요. 보관도 훌륭해요. 도자기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이, 저거. 이거 우리 아배 친구들이 해준 거야. 아저씨가 6·25때 군인 가서 7년 동안 싸우고 1등 군사로 A급 달구 4년 살다가 나왔거든. 전국에서 모였었지. 이름은 김정욱이야, 찾아보면 여기 있지. 우리 아버님은 일본시대 때 산 발매해갖고 금파는 굴 금광 그거 다 대주고 시계도 탔었어. 그런데 그건 지금 없어서 못 보여주네. 여기 산 너머 내봉산에 가서 만세 불러갖고 공주 가서 5개월 살았어. 공주 가서 5개월 살고 우리 아버님은 유관순 있는디 거가 이름 다 적혀 있디야. 우리 아배가 가보니께. 독립운동가야. 그러니께 의미있지. 잘 보관해야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버님 사진을 보여주겠다며 꺼낸 사진첩엔 자식들의 사진으로 가득했다. 유년시절부터 결혼사진까지. 자식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떠올린 사자성어가 하나 있다. ‘지독지정舐犢之情’이라는 사자성어는 어미 소가 송아지를 핥아 주는 사랑이라는 뜻으로 ‘지독지애舐犢之愛’로 해석된다. 이는 부모의 자식 사랑을 비유한 것인데 김설자 할머니 또한 인터뷰 내내 자식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가정에게 늘 행복이 깃들기를, 또 나라를 위해 싸워준 모든 이들을 포함해 광성2리마을 출신 김정욱 할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한다.

나물을 젓기 위한 용도인 소시랑으로 사용한지 어느덧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나물을 젓기 위한 용도인 소시랑으로 사용한지 어느덧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남지현,김미화,전윤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