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마을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홍성군마을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 임미성 기자
  • 승인 2021.10.05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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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귀농귀촌 참뱅이 한철수 씨의 파종기

  한철수 가명, 2018년 2월 귀농
  한철수 씨는 올해 2월, 찬바람이 조금씩 따스해지기 시작할 때 즈음 광성2리에 왔다. 시골 살이가 하고 싶어 수소문하던 차에 근사한 집이 나왔기 때문이다. 마을살이 10개월, 마을, 농사 그리고 땅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중인 그가 갖고 있는 농기구는 어떤 모습일까?
  ◇ 올해 귀농하셨다고 들었다. 왜 귀농하셨나?
  “전에 하던 일이 지겨워져서 다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 고향도 시골이라 어렸을 때 농사를 지어 봤고, 나 혼자서 뚝딱하기에 농사가 제일일 것 같단 생각을 하고 내려왔는데 착각이었더라고요. 하하.”
  ◇ 처음 농사를 지으려면 필요한 농기구들이 많을 것 같은데 구매는 어디서 했나?
  “이 댁이 벼, 밭농사를 크게 짓던 집이었는데, 주인 분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농기구가 다 이 집에 그대로 있더라고요. 제가 농기구를 뭐 사면 좋겠냐고 동네 분들한테 여쭤보니까 그 집이 쓰던 거 그 집에 다 있을 거라 그러시더라고요. 집에 와서 둘러보니까 주방 옆 광 처마 밑에 농기구가 쭉 걸려 있고 광 안에서도 막 나와요. 보물찾기 하는 느낌이에요. 필요한 게 나올 것 같아서 찾으면 새로운 게 막 나와요. 그래서 대부분 있는 것으로 사용하고 호미 같은 거는 잘 잃어버리니까 홍성에서 호미만 몇 개 샀어요. 되게 감사해요. 집주인한테. 내가 전생에 뭔 좋은 일을 했나? 싶을 정도로요. 하하.”
  ◇ 특별히 애정이 가는 농기구가 있나?
  “음, 저는 얘를 제일 좋아해요. 제가 애정 하는 파종기. 이렇게 땅에 꽂아서 씨 뿌리고 모종 심는 거예요. 앉지 않고 걸어가면서 땅에 팍 꽂아서 위에 있는 구멍에 씨나 모종 넣고 손잡이 잡아서 빼면 끝이에요. 쉽죠? 또, 추비*로 유박**이나 이런 거 줄 때 중간에 영양분을 더 보충해줄 때도 사용할 수 있고. 너무 좋더라고요. 하나에 삼만 얼만가 그래요. 비싸서 손 떨리면서 샀지만, 소농이나 혼자 농사짓는 여성들한테는 진짜 혁명이에요. 혁명.”
  *추가로 주는 비료 **참깨, 들깨 등의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
  화통하게 웃으며 다부진 손으로 파종기를 내려놓는 한철수 씨. 이곳저곳에서 얼굴을 비치는 고마운 농기구들 덕분에 농사일이 수월해졌다. 오랜 세월 광성2리에서 살아온 농기구는, 마을 주민들과 다른 시간을 보내온 한철수 씨도 그들과 같은 시간을 살게 해 준다. 몇 십 년 동안 다른 이의 손에 익어온 농기구가 한철수 씨의 손에 알맞게 익어가듯 한철수 씨도 마을과 알맞게 어울려 살아갈 것이다.

한철수 씨가 애정 하는 파종기 사진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남지현,김미화,전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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