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홍성군 마을 이야기] 장곡면 광성2리마을
  • 투데이충남
  • 승인 2021.09.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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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안골 조용상 할머니의 호미

  조용상 75세 / 광천 다진리 출신
 추운 바람이 스치던 날, 스윽 스윽 다가올 김장을 위해 배추를 손질한다. 스물두 살에 광성2리에 시집을 와서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는 조용상 씨. 농사 베테랑이라는 말에 “뭐, 별거 있나. 그냥 해서 먹고사는 거지.”라며 겸손한 웃음을 지으신다. 53년째 광성2리에서 살고 있는 그는 어떤 농기구와 함께 해왔을까?
  특별히 애정이 가는 농기구가 있나요?
  “좋아하는 농기구가 어디 있슈. 그거 파고 쓰야 살으니께 쓰고 살았지. 그중에 여자는 호미, 호미로 파야들 어려우니께. 또 괭이, 삽, 소시랑. 그렇게 네 가지는 쓰야지. 한 번 뵈어 줄게유. 다 많이 쓰는데 제일 많이 쓴 건 호미예유. 이거, 이거.”
  주로 무슨 용도로 사용하셨나요?
  “밭이랑 풀 멜 때 많이 사용했지. 밭이 인저 비니루 씌우고, 저거 꺼먹 비니루나 뭐, 고추밭 씌우고 이렇게 덮는 거, 또 소시랑은 밭 파는 거. 삽은 알지? 낫은 베 비고, 콩하고 풀도 비고 그려.”
  그 농기구를 구입한지 얼마나 되셨나요? 그 당시 가격은 얼마였나요?
  “그런 거 다 오래 됐지유. 대략 어느 정도 된지는 잘 모르겠고, 사기는 광천장에서 샀어유. 이 삽은 작년에 사고 이 소시랑도 몇 해 안 됐어. 소시랑도 사다가 오래 쓰므는 이게 닳아서 나중에는 요만혀. 그거 다 어디 있을 텐데 모르겠네. 어디 있나. 괭이가 제일 오래됐을 텐데 괭이도 몇 개 돼여. 서너 개 있지. 꽹이 이런 거 오천 원 그렇게 하드만. 호미는 삼천 원, 삽은 만 원, 저 낫은 오천 원. 이런 거 뭐 옛날부텀 오르지 않으니까.”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는 농기구 창고로 조용상 씨의 깔끔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스물두 살에 만난 광성2리의 설렘과 낯섦은, 시간이 지나 삶의 일부인 익숙함이 되었다. 여러 해를 함께 해 온 농기구들과 함께인 모습이 평안해 보인다. 그의 푸근한 미소가 차가운 바람을 따쓰하게 감싸 안는다.

조용상 씨가 특별히 애정이 가는 농기구로 고른 호미
조용상 씨가 특별히 애정이 가는 농기구로 고른 호미

[출처]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블로그|작성자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남지현,김미화,전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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