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안시의원들은 최근 상위 12%에 해당하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들에게 조속히 확대 지급하라며 국민의 힘 소속인 박상돈 시장을 압박했다.
천안시의 재정 창고 상황을 잘 아는 시의원들이 주고 싶어도 줄 예산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상돈 시장에게 강공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 2차 재난지원금 지급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슬기롭게 풀었어야 할 문제였고, 경기도발 지급문제가 천안지역에서 이 같은 갈등구조를 만들어 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지갑이 빈 박 시장이 과연 지급할 수 있을까’라는 저의가 바닥에 깔려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여기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내년 선거 시 충남 수부도시이자 가장 큰 예산규모를 운영하는 천안시장이 다른 지자체는 대부분 다 지급하는데 안 줬다는 정치공세 감으로 충분하다.
조선 후기 학자인 권구는 ‘투자鬪者’라는 글에서 ‘가련타 이해가 상충되는 곳이라면 작은 이익 집착할 뿐 몸은 아니 돌아보네 可憐利害相形處 只見絲毫不見軀 가련이해상형처 지견사호불견구’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박 시장을 압박하는 것도 하나의 정치공세일 수 있지만 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이 있다면 같은 당 소속인 양승조 도지사를 설득해 도비를 박 시장이 요구하는 최소한 80% 정도를 지원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순리로 보인다. 그것이 당리당략을 떠나 시민들을 아끼는 진정한 지역정치인의 모습일 것이다.
자기 욕심만 부리면 어떤 일도 이루기 어렵다는 ‘專欲難成전곡난성’는 말이 있다.
갈관자는 ‘시고 짜고 달고 쓴 것은 맛이 서로 다르지만 좋은 맛을 내는 데에는 같은 몫을 한다 酸鹹甘苦之味相反, 산함감고지미상반 然其爲善均也, 연기위선균야’고 했다.
시의원들의 역할 중 하나가 집행부가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는 지 살펴보는 것이고, 재정상태를 잘 알고 있으면 행정부가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나 보살펴 주는 것도 해야 할 일이다.
천안시의 재정 사정을 잘 알면서도 시장이 같은 당이었으면 이런 상황에서 압박만 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