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국의 갯벌에 꽃이 피다, 세계유산의 꽃
[기획]한국의 갯벌에 꽃이 피다, 세계유산의 꽃
  • 석용현 기자
  • 승인 2021.08.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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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충남 /석용현 논설위원] 생태관광이란 생태학(ecology)과 관광(tourism)의 합성어로서 자연 보전을 위한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며, 관광객에게 환경보전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은 지역의 생태계 보전이나 지역주민에게 되돌아가는 관광의 한 형태를 말한다. 즉 풍물을 단순히 보고 즐기던 과거의 관광에서 벗어나 날로 오염되는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깨닫고 생태계 보호를 체험하는 관광을 말한다.

이러한 생태관광의 원칙은, 첫째는 환경보전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하며, 둘째는 지역경제에 문화적·경제적으로 공헌할 수 있고, 셋째는 방문객들에게 학습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생태관광의 원칙아래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생태관광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관광으로의 접근은 지구촌 기후변화 환경의 위기상황에서 미래를 향하는 대안관광으로서 매우 좋은 영향요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생물종의 보고인 한국 갯벌의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여 ‘한국의 갯벌’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였는데, 한국의 갯벌이 철새 서식지라는 점을 보완해 설득한 결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생물종의 보고로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중국 푸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WHC)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며 등재를 결정하였는데,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갯벌을 묶은 유산이다.

신안 갯벌이 1100㎢로 가장 넓고, 나머지 갯벌 면적은 각각 60㎢ 안팎으로 모두 습지보호지역이고, 일부가 람사르 습지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며, 범게를 포함해 고유종 47종이 사는 생물종의 보고다. 대표적 멸종위기종은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작은 돌고래인 상괭이 등이다.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이번 등재에 따라 한국의 세계유산은 앞서 등재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을 비롯해 15건이 되었으며,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성격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나뉘는데, 한국의 갯벌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두 번째 자연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며 등재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서천 갯벌(충남 서천군), 고창 갯벌(전북 고창군), 신안 갯벌(전남 신안군), 보성·순천 갯벌(전남 보성군, 순천시)을 연속 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는데 모두 습지보호구역으로서 생물종 다양성,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등의 주요 서식처,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의 안정적 유지 등을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제시했다.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연서식지’의 가능성이 있다는 관점에서 더그 와킨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 대표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우리의 중요한 습지가 가장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며 “넓적부리도요, 흑두루미와 같은 멸종위기종 등 22개 국가를 방문하는 수백만 마리의 이동성 물새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문화재청이 전했다.

와킨스 대표는 “황해의 국가들인 한국, 중국, 북한 간 국제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고, 연속 유산의 구성요소 간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며, 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을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멸종위기 철새 보호를 위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국가들과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철새 보호구(2019년 세계유산 등재)와의 협력 강화도 이행하라고 했다.

고유 47종·멸종위기종 등 2150종 서식
  “흑두루미 등 수백만 철새들에게 유익” 
  ‘제주 화산섬’ 이어 두 번째 자연 유산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위원국을 대상으로 갯벌의 가치를 부각하며 적극적으로 설득한 전략이 이뤄낸 쾌거라며 “세계에서 인정한 갯벌의 가치를 지키고 홍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며,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문경오 사무국장은 “이전까지 갯벌은 매립의 대상이었고, 고단한 삶의 터전에 불과했다”면서 “세계유산 등재로 인해 갯벌이 다음 세대에 물려줄 만큼 특별한 가치를 지닌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그 갯벌의 가치를 평하였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 이후 2025년까지 유산 구역을 확대하고, 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을 관리하라는 IUCN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갯벌, 연간 26만t 이산화탄소 자연적 흡수 

국내 갯벌이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수준인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에 형성된 갯벌 20곳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대상으로 총유기탄소량과 유기탄소 침적률을 조사한 결과,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활용한 원격탐사 기법을 통해 전국 연안습지 내 블루카본(Blue Carbon)과 온실가스 흡수량을 평가하여, 블루카본은 갯벌, 잘피, 염생식물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 갯벌이 약 1천300만t 규모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아울러 그간 국제사회에서 연안습지 중 블루카본으로 주목받지 못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단위에서 해초류, 염습지, 맹그로브 등을 대상으로 연안습지가 보유한 블루카본 잠재량과 연간 온실가스 흡수량을 보고한 국가는 미국, 호주뿐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나라가 갯벌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이 고무적”인 일로서, “갯벌 블루카본이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해 국제사회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앞장서야 하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정리하면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생물종의 보고로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생태관광자원의 가치를 확장하고, 이러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연간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자원으로서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는 세계유산의 자연유산임을 일깨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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