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기업 직원 평균 보수, 여성은 남성의 70% 미만 수준
[경제] 대기업 직원 평균 보수, 여성은 남성의 70% 미만 수준
  • 이은진
  • 승인 2021.03.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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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연봉 대비 女임금, 1999년 65.8%→2019년 66.7%

[투데이충남 이은진 기자] 국내 주요 30대 기업에서 여성 직원이 받는 연간 평균 보수는 20년이 흘렀지만 남성 대비 70% 미만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원 100명 중 여성은 20명에 불과해 성비에 따른 고용 불균형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30개 대기업의 1999년 대비 2019년 남녀 성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30대 기업 남직원의 1인당 평균 연간 보수를 100%라고 할 때 여직원 급여는 1999년 65.8%에서 2019년 66.7% 수준으로, 20년 전이나 최근이나 남직원 임금의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1999년 30개 대기업 중 남직원 대비 여직원 임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모비스’였다. 당시 남성과 여성 직원의 보수는 100대 90 수준으로 거의 대등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88.5), 현대건설(85.4), KT(84), 고려아연(80.4), 대한항공(80) 등은 여직원 보수 비율이 80%를 넘었다.

반면, 20년이 지난 2019년에는 여직원 임금이 남직원의 80% 이상 유지하는 곳은 6곳에서 2곳으로 감소했다. KT가 100대 86.2 수준으로 그나마 가장 높았다. 이 회사는 2019년에 남직원이 평균 87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7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에서 사명을 바꾼 기아도 100대 82.8로 여직원 보수가 80%를 상회했다. 남직원 평균 급여가 8700만원일 때 여직원은 7200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0년간 남성 직원 대비 여성에게 지급한 보수 비율이 크게 높아진 대기업은 SK하이닉스다. 이 회사는 인수 이전인 1999년 현대전자산업 당시에는 여직원 보수 비율이 남성의 53% 수준이었지만, SK그룹으로 편입된 2019년에는 72.2%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어 기아 18.7%P(1999년 64.1%→2019년 82.8%), 한전 14.3%P(62.8%→77.1%), 현대차 13.7%(64.6%→78.4%) 등도 20년 전보다 여성 연간 보수 비율이 높아진 그룹군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주요 30대 기업에서 직원 100명 중 여성은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100명 중 여직원은 1999년 15명에서 2019년 20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30대 기업의 20년 간 여직원 고용은 회사별로도 편차가 컸다. 1999년 대비 2019년에 여직원 수가 1000명 넘게 늘어난 회사는 30곳 중 9곳이었다. 이중 삼성전자가 9894명(1999년)에서 2만 7334명(2019년)으로, 20년 새 1만7440명을 채용해 여성 인력을 가장 많이 충원했다. 삼성전자는 1999년과 2019년 모두 국내 기업 중 여성 고용 인력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도 1만4704명(1999년 2693명→2019년 2만7334명)이나 여직원 일자리가 많이 생겼다. 이밖에 대한항공(4505명), 한전(4147명), LG디스플레이(3258명), 아시아나항공(2257명) 등도 20년 새 여직원을 2000명 이상 늘렸다. 이들 기업은 평균 매년 100명 이상의 여성 인력을 뽑아 여성 인력 자리 창출에 앞장선 기업군에 속했다.

반면 KT는 1999년 당시 8355명이던 여직원이 2019년에는 4080명으로 20년 새 여성 일자리가 반토막 났다. 이외 삼성전기 888명(3621명→2733명), 현대건설 494명(1128명→634명)도 100명 이상 여직원 수가 감소했다.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 증감 현황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달랐다. LG디스플레이는 1999년 때만 해도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34.6%였다. 그런데 20년이 흐른 2019년에는 16.1%로 여성 인력 비율이 다소 쪼그라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 13.7%P(1999년 37.5%→2019년 23.9%), 삼성물산 8.1%P(28.9%→20.8%), 삼성SDI 6.7%P(20.7%→14%), SK하이닉스 6.4%(42.7%→36.3%) 순으로 남직원 대비 여직원 비율이 20년 전보다 후퇴했다. 이중 삼성물산은 20년 새 제일모직 등과의 합병 이슈가 있었고, SK하이닉스는 현대전자산업을 인수하며 주인이 바뀌었다. 합병과 인수 과정 등을 거치며 오히려 여직원 비율은 이전보다 더 하락한 셈이다.

반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1999년 당시만 해도 여성 비중은 전체 직원의 2.3% 수준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20.9%로 20년 새 18.6%P 증가했다. 대한항공 16.7%P(25.6%→42.3%), HMM 14.2%P(7.1%→21.3%), 롯데케미칼 10.8%P(2%→12.8%), DL 10.4%P(2.4%→12.8%) 수준으로 여성 인력 비중 확대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0대 기업 중 2019년 기준 여성 고용 비율이 50%를 넘는 곳은 롯데쇼핑(68.8%)과 아시아나항공(52.7%) 두 곳이었다. 20년 전인 1999년에는 롯데쇼핑이 59.4%로 3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여직원 비중이 50%를 넘었다.

한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제출하는 회사 10곳의 여성 육아휴직 후 복귀 비율은 평균 94%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을 사용해 회사로 다시 복귀하는 비율이 100명 중 94명 이상 됐다는 의미다.

에스오일은 여직원의 육아휴직 후 복귀율이 100%나 됐고, 한전(99.3%), SK하이닉스(98.4%), LG디스플레이(96.4%), 기아(95.1%), 삼성전자(93.7%), 대한항공(93%) 순으로 높았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조직 운영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해져 남성 대비 여성 인력 비중과 급여 수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며 "기업 경영진들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성의 고용 비율과 임원 증가, 임금 수준을 남성 대비 어느 정도 비율로 맞춰 나갈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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