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89회/ 27장 홍경래 (7)
[연재소설 청룡도] 189회/ 27장 홍경래 (7)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7.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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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래가 선천을 장악하고 다음날의 작전계획을 점검하는 동안 이웃고을인 가산에서는 긴박한 작전 하나가 전개되고 있었다. 부사 김익순은 읍내의 민호들이 갑자기 짐을 싸고 이사를 가는 등 동태가 심상치 않자 즉각 포교들을 모아 상황파악에 나선다.

김익순은 포교들의 입을 통해 선천 가산 박천 등을 무상으로 돌아다니며 반란을 도모한 사람들 중 '김창시' '박창선' 등의 신원파악을 해내고 관내포교들을 전원소집하여 이들을 추포하란 지시를 내린다. 포교들의 이름은  '계형록'과 '고종득'이다.

두 포교는 다수의 포졸들을 대동하고 가산경계를 넘어 박성신을 추포하고 김창시의 하인 장용익을 추포하는 데 성공한다. 김창시는 북진군의 군사로 참가하고 있어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이 작전에서 기막힌 일이 발생한다. 박성신 장붕익을 추포해 가산관아로 돌아오던 두 포교가 선천을 우회하여 북진하던 북진군과 마주친 것이다.

"살려주십시요?"

두 포교와 포졸들은 거대한 파도 같은 인마의 물결 앞에 모든 무장을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 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처지였다. '서로북진군'의 거대한 군기와 기치창검의 질서정연한 군대를 일개 지방관아의 포교들이 어떡할 수는 없는 것이다.

"참하라."

"참하랍신다!"

김사용의 지시를 받은 막하의 재명령에 포교 두명의 목이 순식간에 땅바닥을 굴렀다. 동시에 좌우에 엎드려있던 포졸들이 도륙이 된다. 이 소식을 들은 부사 김익순은 도주를 하고 가산은 북진군에 곧바로 함락된다. 김사용은 박성진의 안내를 받으며 내친 김에 곽산관아까지 진격을 한다.

곽산은 가산보다 약간의 저항이 있었다. 군수 이영식(李永植)이 친동생과 함께 칼을 빼들고 대항을 하다 동생이 죽고 이영식은 사로잡힌다. 이영식은 옥사에 갇혀 다음날 백성들 앞에서 재판(?)을 받을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영식은 간단한 인물이 아니다. 옥사에서 반군의 옥졸을 매수하여 탈출을 한다. 열살 먹은 아들을 업고 뛰다가 추격병의 추격을 받고 아들을 버리고 밤길을 통해 안주로 도주를 한다. 이영식은 이후로 반군의 큰 부담이 된다.

김사용은 곽산을 점거하고 그곳 책임자로 '박성신'을 임명한다. 포교들의 손에 의해 죽을 뻔했던 박성신이 군수의 직인을 정식(?)으로 소지한 지방관이 된 것이다. 김사용은 곽산 일원의 가장 중요한 군사적 거점인 능한산성을 점거하고 바로 군대를 이동하여 정주로 입성한다. 실로 전광석화와 같은 작전이다.

홍경래군의 작전 중 북진군의 이동과 전개는 한마디로 출중하다. 이동과 전쟁 그리고 전쟁 후의 정리 등이 조선의 어떤 군대보다 질서정연하다. 김사용과 이제초라는 탁월한 인물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남진군에 있다. 홍경래가 직접 진두지휘를 한 남진군은 선천과 박천 관아를 실함시킨 후 청천강을 도강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분열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것은 참으로 불가사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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