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채용도 시험도 줄줄이 연기
취준생, 채용도 시험도 줄줄이 연기
  • 홍석민 기자
  • 승인 2020.03.1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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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취업이 하늘에 별따기로 어려운 상황에 코르나19까지 겹쳐 채용도, 시험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가뜩이나 해마다 줄고 있는 상반기 공채가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어 취준생들의 시름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더욱이 연기된 기간에 자격증 시험을 치러 스펙을 쌓으려고 해도 시험까지 늦어져 이중고가 아닌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잡코리아에서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 상반기 대졸 신입 채용 계획을 밝힌 대기업이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채용 규모 또한 전년 대비 6.2% 감소했으며, 아직 공채 시기를 정하지 못한 대기업이 20%가 넘는다.

포스코, 삼성, SK 등 국내 주요 그룹사에서 3월 초 예정이었던 공채 일정을 3월 중순 및 말로 대거 변경했으며, 대한항공은 공채 일정과 함께 입사예정일까지 연기했다.

아직 결정 짓지 못한 기업도 두 곳이 있으며, 현대, GS, 한화, CJ 등은 공채 일정을 잠정 중단 및 연기한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의 주요 공기업들도 공채 일정을 한 달 이상 연기했으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을 비롯한 6개의 공기업은 상반기 공채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특히나 필기시험의 비중이 큰 공기업들은 코로나 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험 일정을 연기하는 추세다.

금융권 공채 일정에도 코로나 19로 인한 한파가 불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은 2월 초에서 2월 말로 연기해 공채를 진행했으나, 4월 전후로 공채를 계획한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권들이 상반기 공채를 잠정 미뤘다.

또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하반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20일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하여 3월에 채용 진행, 예정이었던 대기업 공채의 일정 연기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조사 기간 2월5~19일) 응답 기업 126개사 중 32.5%가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9.0%는 채용 축소를 계획했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가 신천지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고용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준생들은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지만 이마져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어 진지 오래다. 기존에 있던 아르바이트도 코르나 19로 인해 매출 급감으로 있던 직원들도 해고하는 상황이여서 취준생들이 들어갈 자리는 더욱 없다.

이에 취준생 및 청년은 지난달 특별한 구직 활동이나 취업 의지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취업 시장에도 본격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통계청 집계(조사 기간 2월9~15일)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중 그냥 쉬었다고 답한 인구는 43만8000명이다.

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0만 명을 넘은 것은 2012년 2월(40만4000명)을 제외하면 지난달이 처음이다.

200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20만 명대와 30만 명대 사이를 오가며 등락을 반복하던 이 수치는 지난달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나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

20대에서 증가 폭이 특히 컸다. 2월 기준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9만1000명으로, 역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 1월(35만5000명)에 이어 2월까지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육아나 가사, 취업을 위한 재학·수강, 연로, 심신 장애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있다고 답한 사람들이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을 하지 않고 구직 의사마저 잃은,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에 가깝다.

이들은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업자로 묶이지 않는다.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쉬었음 인구도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통계 당국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60대 이상 고령층에 해당하는 얘기일 가능성이 크다.

쉬었음 인구의 추이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만 오름세가 뚜렷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령층 인구의 증가 속도만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탓에 청년층 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규모만 봐도 1999년 600만 명대에서 2000년대 초반 400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금융위기를 거치며 500만 명대로 올라선 뒤 2년여 전부터는 다시 줄기 시작해 400만 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규모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노동 시장에 진입할 의지도 없이 그냥 쉰 인구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기관, 또는 그 외의 곳을 다니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취업준비자'로 묶인다. 지난달 전체 취업준비자는 77만 명으로, 1년 전(79만2000명)보다 2만2000명이 되레 줄었다.

체감 경기가 이미 좋지 않았던 가운데 연초부터 우리 사회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취업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는 취준생의 상황을 살펴 비대면 면접을 통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들과 대책 마련을 세우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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