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하수(河水)에서 청룡도를 쓰는 까닭
[연재소설 청룡도] 하수(河水)에서 청룡도를 쓰는 까닭
  • 이 은호 작
  • 승인 2019.07.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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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 전 너는 거북이었지.

깊은 강 황하에 숨어 울다가 파도가 잠들고 물내음만 솔솔 할 때 수면 위로 나와 뒤뚱뒤뚱 강가로 나와 모래밭에 알을 낳았다지.

하늘을 보다가 다시 강으로 돌아간 거북 너가 남기고 간 선물이 하도(河圖)였다지.

십붕일구(十朋一龜)의 가치였지.

붕(朋)을 열개 주어야 구할 수 있는 거북의 등껍질, 하도는 등껍질 위에 화인(火印)으로 전한 하늘의 비밀 해인(海印)이라지.

해인이 무엇이건대 그것을 본 성인은 천지공사를 하고 공사의 대역(大役)이 끝난 후 악(樂)과 무(舞)를 펼치며 바둑을 만들었다지.

황제가 삼산(三山)에서 제대지석(帝臺之石)에 제사하고 악과 무를 펼칠 때도 바둑은 있었다지.

다시 밤이 내린 하수 강가에 와 물소리를 듣는다.

세상을 잊고 시간을 잊고 나마저 잊으면 하도를 등에 지고 강을 걸어 나온 거북을 만날까.

기수(奇數) 우수(遇數)를 등에 새기고 천지간의 비밀을 전한 거북은 못내 바둑의 비밀을 궁금해 하는 나를 반길까.

지난 삼년여를 나는 바둑의 유령에 사로잡혀 있었다.

[청룡도]는 필자가 쓰는 세번째 바둑소설이자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도 사실(史實)만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사실의 공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최대한 흥미를 도모하겠다.

그날그날 쓰는 탓에 거칠고 투박할 것이다.

다음은 [청룡도](1부 벽상검)에 등장할 인물들이다.
  △ 홍경래 남양 홍씨로 용강출신이다. 외숙 유학권에게 한문을 배운 바 있고 정조 22년의 사마시에 떨어진 후 당 시대의 모순에 반발, 군도(群盜)를 이루어 서북지방에서 활동을 하다가 일대 거사를 단행한 풍운아다.
 △ 홍총각말타기 활쏘기에 능했던 홍경래의 충직한 아우.
  △ 이희저 가산의 도고상인으로 서북의 부호. 홍경래 부대의 절대적 후원자다.
  △ 유선아 몰락한 사대부가의 여식. 관노에서 해방시켜 준 홍경래를 따르며 홍경래의 비원을 기록한 구름(소설)을 남긴다.
  △ 김견신 의주의 한량으로 홍경래의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정주성 전투에서 의병을 조직하여 북문을 깨트린 호전적 사나이다.
  △ 임상옥 만상의 대행수로 조선의 부호다. 홍경래 군에 협조를 했다가 후에 곤혹을 치루기도 한다.
  △ 김석신 정운창의 제자로 순조시대 바둑의 절대 고수로 이희저의 식객이 되어 파란의 삶을 살게 된다.
  △ 박종경 정조의 발탁으로 벼슬에 올라 김조순과 함께 안동 김문을 태동시킨 주역이다. 훈련대장 포도대장을 역임하며 음탐 탐욕과 스스로 살인까지 한 악질적 관료다.
  △ 이효헌(1766-1815) 정조가 키운 탁월한 무인으로 홍경래의 난 진압군인 순무영 책임자로 원훈 1등 공신에 책록되나 사양한 담대한 인물이다.
  △ 윤효원 정조가 키운 또 한명의 탁월한 무인이다. 장용영 2대 대장을 역임하고 순무영의 중군장으로 참가, 정주성 대학살극의 최종 책임자기도 하다.
  △ 오포장 박종경의 수하로 좌포청의 실세다. 다모 가희와 함께 서북지역 기찰에서 수완을 보여준다.

<참고자료>
  홍경래에 대한 모든 연구서를 배격했다. 모든 소설류도 배격했다. 홍경래에 작가의 선입견은 없다. 다만 홍경래의 역사적 사실은 충분하다. 다음의 것들이 도움이 됐다.
  순조실록. 관서신미록. 진중일기. 서정(西征)일기. 임신평란록. 관서평란록. 순무영등록. 함경도 감영기. 기자소전. 한국바둑사. 정주군지. 선천군지. 평안도 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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