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 짧아진 가을
길어진 여름 짧아진 가을
  • 충남투데이
  • 승인 2018.09.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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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의 날씨가 쌀쌀하다.

녹음을 띤 논의 벼들이 이미 노랗게 물들어 가며 고개를 숙였다.

긴 여름 폭염과 가뭄의 고통 속에 보내던 여름의 끝자락에 맞이한 가을은 추석의 여유만큼이나 반갑게 맞이했다.

과수원의 사과가 빨갛게 물들고 성질 급한 단풍나무 몇 그루의 붉은 변화에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

이른 추석이 끝나고 나니 새벽의 바람에선 한기가 느껴진다.

긴 여름에 비해 너무 짧아진 가을을 실감한다.

기후의 변화는 많은 것의 변화를 동반한다. 우선 환경적 변화의 가장 큰 사례는 산과 들의 변화다.

대나무 하면 흔히 담양을 떠올린다.

죽세공품의 원조 격인 담양이 대나무의 대표산지로 인식되는 것은 직경 10cm를 넘는 굵은 대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충청도 지역의 대나무 굵기가 5cm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담양의 대나무 보전 서식지인 죽녹원을 둘러볼 때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근 들어 충남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나무의 굵기가 담양의 대나무 굵기에 버금가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대나무의 사용이 줄고 가치가 하락한 상태에서 생장을 위한 비료나 거름을 주었을 리도 만무한데 대나무가 굵고 크게 자라는 것은 기온의 상승이라고 말한다.

또 한 예로 사과의 주산지가 대구에서 충주로 그리고 홍천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도 기온의 상승에 따른 수종의 변화 모습으로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길어진 여름과 겨울 그리고 짧아진 봄과 가을이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4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말해왔다.

즉 3개월 동안 같은 계절이 이어져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여름은 5월초부터 9월 중순에 이르기까지 5개월 가량으로 늘었다.

겨울 또한 10월 말부터 3월 초 까지 약 4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결국 봄과 가을이 짧아진 것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과수농가다.

이른 봄 개화기에 만개한 꽃에 내린 무서리는 과수의 착과율을 떨어뜨리기 십상이고 여름의 폭염은 그나마 착과된 과일에 수많은 피해를 준다.

수확기에 내린 가을장마는 과일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수확기가 늦은 만생종 과일의 경우 수확 전 내린 눈으로 인해 피해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빠른 기후의 변화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이에 대한 대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작물이나 과수작물의 품목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꽃샘추위에 강한 품종의 과수로 변화가 필요하고 폭염과 가뭄에 강한 품종으로의 변화도 절실하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한 대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환경의 보존과 개발 억제를 통한 지구 환경의 복원이다.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화학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것부터 실천가능한 부분에 대한 의식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긴 여름 짧은 가을의 시대를 살면서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해나가는 충남도민들의 하나 된 마음이 뭉쳐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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