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홍원항 전어축제…관광객 “다시 오지 말라고?”
서천군 홍원항 전어축제…관광객 “다시 오지 말라고?”
  • 류신 기자
  • 승인 2018.09.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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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에 중장비 10여대 방치…기름때 바다 유출
온갖 쓰레기 무분별 투기…방문객들 주변환경에 눈쌀
(왼쪽부터)축제장 주변에 널브러져있는 쓰레기 더미가 관광객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축제가 한창인데도 축제장에 10여대의 중장비가 방치되면서 우천시 기름띠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다.  (사진 = 충남투데이)

지난 9월 1일부터 16일까지 서천군 서면 홍원항 일원에서 열린 전어 꽃게축제 현장이 온갖 쓰레기의 무분별한 투기현장으로 변해 방문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축제장 인근에 건설용 중장비 10여대 이상이 기름 찌꺼기가 쌓인 상태로 방치되어있어 그동안 집중호우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바다로 유출되어 환경이 오염됐다는 것이다. 축제에 발 맞춘 오염물질의 배출이나 쓰레기의 무분별한 투기가 축제에 손님을 맞이하는 것인지 손님을 몰아내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홍원항 전어 꽃게축제는 금년 18회째를 맞이하는 축제로 한산모시축제와 더불어 서천군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홍원항 인근에서 많이 잡히는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고소한 굽는 냄새가 일품인 어종으로 연근해에 주로 서식하며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고 해 ‘가을전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봄의 주꾸미와 더불어 서해안의 대표적 어종인 전어는 미식가들이 자주 찾는 어종으로 기름이 제일 많이 낀 가을에 전어를 굽다보면 기름이 빠지면서 고소한 냄새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금년에는 폭염과 가뭄 속에서도 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해지고 전어의 크기나 상태도 여느 해 보다 좋은 상태다.

축제 기간을 맞아 찾아온 관광객들은 전어 굽는 냄새보다 먼저 기름 냄새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아연실색하기 일쑤였다.

축제장 인근에 즐비한 굴삭기마다 윤활유가 범벅인 상태로 방치되어 9월 초 내린 폭우로 인해 기름 찌꺼기가 바다에 흘러들어가면서 기름 냄새가 심심치 않게 관광객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또한 인근에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 더미에는 굴삭기용 윤활유 통으로 보이는 철제 깡통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것이 허다했으며 군데군데 폐유 통이 나뒹굴어 환경에 대한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전어축제를 찾은 대전에 사는 A씨는 “깨끗한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전어라는 말에 축제장을 찾았는데 심각한 상태의 환경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에서 잡은 전어라고 소개하는 느낌을 받고 전어를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였다”고 말했다.

관광객 B씨는 “먹거리 축제이고 청정 바다에서 열리는 축제 현장에 대형굴삭기들을 방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기름찌꺼기가 넘쳐나는 굴삭기의 모습이나 기름 냄새를 맡으며 전어를 먹으라는 것은 다음부터 축제에 오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해야 되냐?”고 반문을 했다.

축제는 프로그램도 중요하고 기획도 중요하고 홍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축제장의 환경과 지역 주민의 참여도다.

특히 먹거리 축제의 경우 무엇보다 환경의 관리가 중요하다.

전어를 먹든 꽃게를 먹든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바로 앞 바다에서 전어와 꽃게가 나온 것으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기름이 떠다니는 항구의 모습은 축제의 멋과 맛을 떨어뜨리기 충분하다.

축제장 주변관리의 문제는 향후 축제의 존망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방송과 언론매체를 통해 그동안 다각적으로 광고에 열을 올린 서천군의 노력이 환경으로 인해 더 나쁜 평가를 받게 된다면 선택과 집중에서 서천군은 판단미스를 한 것이다.

무엇이 중요하고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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