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주는 교훈
장마가 주는 교훈
  • 충남투데이
  • 승인 2018.07.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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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년간 장마다운 장마가 사라지면서 ‘마른장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등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는 위기감이 고조되어왔다. 

 지난 1주일 동안의 장마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늘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교훈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에 대한 감사 발표가 났다. 

 인위적으로 물을 다스리겠다던 정치 지도자의 발상이 얼마나 큰 위기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내모는지 우리는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파헤쳐진 강들은 그동안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던 모든 것을 거두어버렸다. 

 굽이쳐 흐르는 강물이 주던 여유도, 강가 돌멩이를 들춰 찾던 다슬기도 사라졌다. 

 장마에 떠내려가던 많은 것들 또한 보에 갇혀 환경을 파괴시키는 주범으로 전락되었고, 상류부터 흘러온 토사가 쌓여 비옥해졌던 옥토 또한 더 이상의 유입되는 거름부스러기조차 존재할 수 없다.

 두 번째 교훈은 비가 주는 축복이다.

 많은 곡식과 과일 채소들이 6월과 7월 급격한 성장을 한다. 

 비오지 않는 때에는 물을 대고 비료와 영양분등을 공급하며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만 노력대비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장마기의 비는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그 효과는 엄청나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비가 온 다음날의 채소밭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다. 

 급속히 자란 오이와 상추를 비롯해 모든 작물들의 변화속도는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느끼게 한다.

 세 번째 교훈은 비가 주는 경고다.

 그동안 주거환경의 변화와 식생활의 변화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인류는 개발을 통해 그 수요를 충족해 왔다. 

 산을 깎고 바다를 막고 강의 흐름을 끊었다. 

 하늘이 내려주는 축복인 빗물이 스며들어 잠시 쉴 공간을 없애버린 것이다. 

 그 결과 적은양의 비가와도 땅으로 스며들기보다 곧게 만들어진 강을 통해 빠르게 흘러내려 버리고 깎여 진 산은 견디다 못해 산태로 무너져버린다. 

 흘러내린 강물과 함께 떠내려 온  비옥한 토양은 막힌 바다와의 사이에 쌓이게 되고 결국 많은 시간이 흘러 다시 인간의 힘으로 그것들을 준설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장마가 주는 교훈은 이외에도 많은 것이 있다. 

 그러나 교훈이란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몫이다. 

 개선하고 바꿀 마음을 갖는 사람에겐 교훈 일 것이고, 간섭과 재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유익할 것이 없는 천재지변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점차적으로 아열대성기후로 변한다고 한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극심한 가뭄도 겪었고, 겪어보지 못했던 겨울 한파도 격었다. 

 수년전의 강력한 태풍의 기억도 아직 남아있고, 폭염으로 인한 열대야에 힘들어 밤을 지새우는 일도 많아졌다. 

 이제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한다. 

 하늘의 선물인 빗방울 몇 방울 맞는다고 호들갑인 요즘 어린아이의 엄마모습이 우리의 아픈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비를 감사히여기는 농부의 마음을 이제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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