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시골집에 왔다. ‘다음에 또 올게요’ 하면서 할머니를 뒤로 한 채 모두 훌쩍 떠나버렸다. 홀가분하면서도 허전하고 그립다. 있으면 힘이 들어 부담이고 없으면 외롭고 보고 싶다. 할머니 마음은 변덕쟁이인가보다. 아이들이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걸려올 것 같아 할머니는 목을 길게 빼고 수화기만 바라본다”
- 어르신 한글 백일장 ‘수필’ 부분 대상작 中 -
논산시는 22일 국민체육센터에서 「2017 어르신 한글 백일장 시상식」을 가졌다.
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실시한 백일장은 글씨쓰기 · 시화 · 수필 세부문으로 나눠 실시, 이날 시상식에는 황명선 논산시장을 비롯해 각 부문 수상자와 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총 244명의 어르신이 참가, 심사를 거쳐 대상 3명, 최우수상 20명, 우수상 60명, 장려상 80명, 행복상 80명, 100세 행복상 1명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글씨쓰기 부문 대상은 부적면 마구평2리 강중모씨△시화 부문은 부적면 외성1리 윤정순씨△ 수필 부문은 양촌면 김분례씨가 차지했다.
이어 최고령 수상자인 이태희 할머니(101세, 광석면 천동리)가 100세 행복상을 수상해 어르신의 의미있는 도전을 함께 축하했다.
아흔이 넘어 백발이 되어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쏟아진다는 사연부터 달맞이 꽃을 보며 인생을 회고하는 사연, 시골집에 놀러온 손주를 보내며 외로워 하는 사연 등 인생, 가족, 친구,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사연들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류제협 문화원장은 “학습자 어르신들이 한 자 한 자 정성껏 써내려간 글씨들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어려 감히 점수로 등수를 나누기가 어려웠다”며, “어르신들 모두 앞으로도 글공부 열심히 하시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황 시장은 “40년 전 군대간 아들이 보낸 편지를 읽지 못했다가 이제야 떨리는 가슴을 펼쳐본다는 한 어머니의 말씀에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그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배움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