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칭찬, 고래도 춤추게 한다
[기획] 칭찬, 고래도 춤추게 한다
  • 홍석민 기자
  • 승인 2020.08.06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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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높아 용기 생기고 긍정적 아이 발전
부모와의 관계가 친밀해지고, 포용력도 생겨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말이 있다. 이렇듯 누구나 칭찬을 들어서 나쁜 사람은 없다라는 뜻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감이 높아 도전하는 용기가 생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의 경우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행동이 부모에게 관심을 받아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포용력 있는 아이가 된다. 칭찬을 자주 하다 보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도 더 친밀해지고, 아이의 바람직한 행동에 중점을 둬 서로 주고받는 말도 다 기분 좋게 들린다. 하지만 같은 칭찬이라고 아이에게 독이 되는 칭찬이 있는 반면 약이 되는 칭찬도 있다.

이럴 듯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사소한 것도 칭찬한다 | 칭찬은 반드시 뭔가 근사하고 큰일을 해냈을 때 하는 것은 아니다. 밥 잘 먹고, 친구와 잘 어울려 놀고, 깨끗이 세수하고, 장난감을 스스로 치우고 하는 등 아주 사소하고 당연해 보이는 일에도 칭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아이들은 칭찬받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끝내는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데서 칭찬하는 마음이 우러난다.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 막연히 ‘착하다’,‘예쁘다’라고 한다면 아이는 무엇을 칭찬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왜 칭찬을 받았는지 정확히 알아야 그 일에 대해 기뻐하고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노력도 하게 되므로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에게 장난감을 양보하니 착하구나’,‘네가 오늘 장난감 정리를 한 것을 보니까 엄마가 정말로 기쁘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행동과정을 칭찬한다 | 아이가 엄마와의 약속을 잘 지켰을 때 결과만을 칭찬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아이를 키울 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이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은 바로 아이의 노력한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다.

평가는 하지 않는다 | ‘참 잘했다’ 식으로 옳고 그름을 염두에 둔 칭찬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말을 자주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판단기준을 의식해 눈치를 살피게 된다. 장난감을 잘 치운 아이에게는 ‘착하다’라는 말보다는 ‘정말 깨끗해졌는데?’라고 말해준다거나, 동생에게 장난감을 양보한 아이에게 ‘착하다’보다는 ‘네가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예쁘다’라고 말해 주는 것이 더 좋다,

약점을 장점으로 본다 | 아이의 행동을 ‘버릇없다, 바로잡아줘야 한다’는 방향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아이는 산만한 아이’라고 단정지어버리면 차분하게 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산만하게 행동하는 것만 눈에 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들면 칭찬할 만한 일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칭찬을 알 때 스킨십과 함께라면 효과는 두 배가 된다.

아이들은 그냥 말로만 칭찬할 때보다 안아주거나 머리를 다듬어주면서 칭찬받을 때를 훨씬 더 좋아한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돌 전후의 아기들, 동생을 본 후 시샘이 많아지고 퇴행현상을 보이는 경우, 난폭하고 시끄러운 아이에게는 스킨십으로 칭찬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에게 스킨십은 엄마의 사랑을 전하고, 용기를 주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아이는 포옹이나 등을 두드려주는 행위 등을 통해 엄마가 아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정서를 알 수 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이의 성격이 난폭하거나 시끄러운 경우에도 엄마가 아이 곁에서 꼭 안아준다든가 볼을 비벼주는 등의 행동을 보여주며 ‘엄마는 우리 아기가 조금 조용히 노는 게 더 좋은데’ 하고 말을 걸어주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일지라도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칭찬을 받으면 더 기쁘다. 잘하는 일에 대한 칭찬은 당연한 것이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일에 듣는 칭찬은 새로운 기쁨이 된다. 밖에 나가 놀려고만 하던 아이가 잠깐이라도 동화책에 집중하고 있다면 ‘별일이네, 동화책을 다 읽고 가’ 아니라 ‘뛰어놀기도 잘하지만 책도 열심히 읽는구나’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더욱 동화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칭찬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과잉칭찬은 아이들을 버릇없게 만들고 자기 중심적으로 만들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칭찬하는 것이 좋다고 해도 무턱대고 칭찬을 남발하면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다. 과잉칭찬이 만들어내는 역효과는 아이에게는 치명적이다. 과잉칭찬을 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할 수 없게 되므로즉 다른 사람의 평가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이다. 또한, 칭찬받기 위해서 행동하는 아이들은 기대한 만큼 칭찬을 받지 못하면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과잉칭찬을 받은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되는데,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칭찬과 무엇이든 잘했다며 응석을 받아주는 것은 다르다. 부모에게 언제나 잘한다는 말만 들은 아이는 남들도 항상 자신을 주목해주기를 바라며, 이런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르게 된다. 칭찬에만 익숙한 아이는 하루라도 칭찬을 듣지 못하면 마치 벌을 받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런 아이에게는 실패를 극복할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 실패할 위험이 있더라도 도전해보려는 의욕 없이는 무난한 수준에서 타협하려 한다. 과잉칭찬은 아이의 자긍심을 지나치게 강하게 만든다. 이런 아이는 자긍심을 다치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하게 화를 낸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를 망치는 칭찬도 있다.

일관성 없는 칭찬 | 식탁 차리는 일을 거드는 아이에게 어제는 ‘엄마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고 오늘은 ‘귀찮게 하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라고 말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칭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일을 겪고 나서는 실망이 클 것이다. 일관되지 못한 부모의 태도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나 판단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

칭찬과 야단을 동시에 한다 | 예를 들어 ‘이건 잘했어, 그런데 말이야’ 하는 식으로 야단을 치기 위해 말머리를 칭찬으로 꺼낼 경우 아이는 칭찬을 받는 것인지 야단을 맞는 것인지 헷갈린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칭찬 뒤에는 으레 꾸중이 나오는 것으로 인식해버려 칭찬의 의미가 사라진다.

건성으로 하는 칭찬 | 아이의 기를 살린다고 무턱대고 칭찬하지는 말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도 성에 차지 않는 일들이 있다. 본인은 너무 그림을 못 그렸다고 생각하는데, ‘참 잘 그렸구나’ 하고 칭찬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열등감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이런 경우는 ‘열심히 그렸구나. 엄마는 네가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좋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진심을 담지 않고 건성으로 칭찬한다면 아이도 별로 기뻐하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 아이에 칭찬을 하더라도 기술이 필요하며, 하지 말아야 하는 칭찬도 있다. 우리 아이들이 모두 소중하듯이 아이들에게도 기술 있게 칭찬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애착 관계에서도 도움이 되고, 친구 같은 부모가 될 수 있다. 오늘부터 아이에게 한가지씩 칭찬을 한다면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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