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96회/ 28장 순무영(巡撫營) (7)
[연재소설 청룡도] 196회/ 28장 순무영(巡撫營) (7)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7.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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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풍이 이끄는 선봉군이 안주성에 입성을 하자 곧바로 이효헌의 본군이 뒤를 따라 들어왔다. 순무영은 안주에 입성하기 무섭게 서북의 모든 병권을 회수하고 순무영군 휘하로 재배치를 한다. 대본영이 설치된 안주목사청은 거대한 작전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이효헌 박기풍이 상석에 앉고 좌측에는 순무영 장수들과 우측에는 이해우, 조종영, 신대영, 이해승 등 안주관군을 이끌던 제장들이 앉아 있었다. 첫번째 보고자는 이해우였다. 그가 평상 위에 놓여 있는 작전지도를 손으로 집으며 전쟁상황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반군의 수괴 홍가가 이끄는 부대는 정주성으로 들어갔습니다. 홍가가 점령했던 박천 가산은 완전 수복을 했습니다."

"곽산 철산 방향으로 전개하던 부대의 정보는 어떤 것인가?"

박기풍이 북진군의 정보를 물었다.

"의주까지 진출했던 북진군은 의주에서 의병장 김견신부대의 저지를 받고 부대를 돌려 남진중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남하를 한다면 정주성으로 합류를 하겠군?"

박기풍이 지도 위의 정주성에 장기알만한 표식을 오려 놓고 물었다. 표식 위에는 적당이란 붉은 글자가 쓰여있었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병사, 그들이 곧바로 청천강을 넘을 가능성은 없는가?"

이효헌이 팔짱을 끼고 거만한 자세로 물었다. 그는 양서순무사로 종2품관이었다. 종2품관은 고위직 중의 고위직이다. 그 위로는 영돈녕 김조순, 행호군 박종경 외에 좌우의정과 영의정이 있는 정도다.

'병법을 잘 모르는 놈들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해우가 박기풍과 이효헌의 상반된 질문에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병법을 모르는 놈들이라고?"

박기풍과 이효헌이 동시에 물었다. 두 사람 다 뜻밖이란 표정이었다.

"아직까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병법을 아는 자들이라면 부대를 두 개로 나누어 남북 양쪽을 모두 도모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라면 일로 진공을 취했을 겁니다."

이해우가 크지 않은 군세를 두 개로 나누어 힘을 하나로 합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하는 반군의 초기 작전을 파악하고 내린 판단이었다.

"하하, 이병사가 자신만만하군. 역시 장용영 출신이야."

박기풍이 이효헌의 얼굴을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그들은 모두 장용영 출신이었다. 조선군의 핵심 엘리트들은 모두 장용영 근무경력이 있었다. 목사청 바깥에서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소리가 들렸다. 안주성은 이미 평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열여덟 살.

친정살이 하는구나.

어머니는 문밖으로 나와 맞이하고.

여동생 쪼로로 달려와

보따리를 받아주네.

오라버니 눈을 흘기고

올케 입을 삐죽거리네.

오늘 왔다가 오늘 떠나지만

너희 밥 안얻어 먹고.

너희 술 안마실 거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청국의 유행하는 새아씨(新婦)였다. 노래에 전하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 고초를 겪는 여자들의 삶은 만주족이나 조선족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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