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92회/ 28장 순무영(巡撫營) (3)
[연재소설 청룡도] 192회/ 28장 순무영(巡撫營) (3)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7.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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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풍의 선봉군이 안주 근방에 도착한 것은 12월27일 한양을 출발한 지 3일 만이었다. 기병과 보병으로 구성된 단일부대가 한양에서 개성 평양을 거쳐 안주로 3일 만에 이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빠른 이동과 기동을 목표로 하는 현대의 공수군이나 해병대 등의 하루 이동목표가 백 리인 것을 보면 조선군의 작전 능력이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눈내리는 겨울 벌판을 바람처럼 달려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박기풍이 안주 근방에 도착한 시간 안주의 병영군을 소집한 평양병사 '이해우'는 청천강을 넘어 송림(松林)벌판에서 홍경래군을 막아서고 있었다. 전투는 홍경래군의 선봉장 홍총각부대와의 접전이었다. 진중일기는 이날 홍경래군의 적정을 탐지하여 순무영에 보고한 이해우의 첩보가 실려 있다.

-안주병영에서 10리 떨어진 박천 송림에는 밤에는 횃불, 아침에는 밥짓는 연기가 역력히 보이며 척후병과 탐지 기병이 종종 출몰하며 군수물자는 각 읍의 창고에서 실어오고 식량은 주변의 사창에서 강탈한 것으로 무장과 식량을 삼아 훈련을 하는 등 급박하게 공격해올 태세입니다. 곳곳의 모여 있는 적당은 기백명이고 어떤곳은 삼백명 정도로 보입니다. 송림에 모인 적당은 3백에서 6,7백 정도인 듯합니다. 관군은 각 읍에서 징발한 2000명인데 쓸만한 자는 9초(1100명)정도입니다.


이해우는 홍경래군의 병력을 천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자신의 부대도 쓸만한 병사 9초라 말한다. 쌍방의 군세가 비슷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해우는 정조의 친위대인 장용영 출신의 무장으로 군무에 밝았다. 그는 반란이 일어난 즉시 안주 영변 주둔군을 끌어모아 과감하게 청천강을 건너 홍경래군의 남진을 차단하고있다. 더구나 이해우의 방어선 뒤로 조선 최강의 부대 순무영중군이 도착해 있었다. 전쟁은 이미 이것으로 결정(?)난 것이다.

이해우는 용장이면서 덕장이었다. 곽산에서 단신으로 도망쳐온 군수 '이영식'을 장수로 삼아 1천여 명의 병졸을 이끌게 한 것을 보면 그의 출중함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부대를 반으로 잘라 지휘권을 넘긴 것이다. 이영식은 문인이나 병법에도 조예가 있었다. 더구나 그는 홍경래군에 친동생과 아들을 잃은 원한이 있었다. 이해우는 이영식의 개인적 원한을 전쟁에 이용하여 큰 공을 세우게 하기도 한다.

송림은 청천강과 박천의 입구인 다복동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커다란 벌판이었다. 해송이 무성하여 송림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벌판에 진을 친 관군과 홍경래군은 29일 정오를 기해 첫번째 전투를 벌인다. 전투는 소라소리를 신호로 시작되었다.

뚜우.

홍경래군은 송림벌판을 3개 부대로 편재해 도열해 있었다. 홍총각은 그 3개부대의 하나를 몰고 나와 4개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던 관군의 중앙을 돌파하는 작전을 펼쳐왔다. 선봉은 말을 높게 탄 홍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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