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직원 피땀과 학부모 협력 중요
[기획] 교직원 피땀과 학부모 협력 중요
  • 윤영상
  • 승인 2020.07.08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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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기로 소중한 존재와 함께하는 대상 느껴 
송대헌 세종교육청 비서실장 “힘들었지만 보람”

코로나 19로 인해 정부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큰 일이라고 느끼고 있다.

코로나 19가 발생하지 정부는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선제적 조치를 취해 국민과 학생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개학연기 발표를 했으며, 세종시 교육청의 모든 직원은 숨죽여 지켜보았다.

확진자가 500명을 넘는 상황에서 걱정했던 일이 터진 것으로 분위기는 침울했다.

교육청의 모든 직원이 노란 점퍼로 갈아입었다. 유니폼이 주는 분위기가 있다.

노란옷을 입었다는 말은 큰 일이 났다는 말이고, 비상 상황실이 설치된다는 말이다.

곧바로 상황실에 모여서 대책회의 한 결과 개학이 1주일 연기되고 챙겨야 할 것들을 각 부서에서 준비했다.

1주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확산의 정도가 심각해서 몇 주 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세우기로 했지만, 그 당시 이렇게 길게 지속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교육계에 발을 담근 40년 동안 단 한번도 없었으며, 모든 사람이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개학연기’라고 언론이 보도했지만, 교육법상으로는 개학은 했으나 등교를 연기한 것이었다.

개학했기 때문에 학교의 기본 기능은 작동이 되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새 학년도는 3월에 시작되고, 새 학기 역시 3월에 시작되도록 정해져 있다.

입학식은 하지 못했으나 신입생은 입학을 한 것이고, 재학생 역시 새 학기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학생이 등교하지 않은 텅빈 학교에서 새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된 셈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가운데 직원들이 하나씩 발생할 문제와 그 대책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야 하나? 맞벌이 부부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 돌봄교실을 열면 아이들 식사는 어떻게 하지? 학교가 문을 열지 않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교사와 직원들의 근무는 어떻게 해야 하지?  출근을 해서 일을 해야 보수를 받게 되는 공무직원들은 어떻게 하지? 계획되었던 학기초 행사는 어떻게 하지? 등등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불쑥 튀어나왔다.

교육청과 학교는 이에 대한 대책이 바로 만들어져야 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긴급 돌봄을 추진키로 하고, 신청 결과 많은 부모들이 신청했지만, 막상 돌봄교실에 온 학생은 반도 안됐다. 긴급돌봄조차 불안했던 것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3월 9일로 연기됐던 등교가 2주 더 연기되어 23일 등교로 정해졌다. 이제는 임시처방이 아닌 장기화를 대비한 처방이 필요했다.

매일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 차관과 부교육감, 교육부의 각 국과 교육청의 해당 실무자들의 화상회의가 하루에도 몇 번씩 열렸다.

학교 부분이 조금씩 안정회 됐지만, 이제는 학원이 문제다. 1주일 정도 등교 연기를 했을 때 학원도 휴원에 호응했으나,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개원하는 학원이 늘기 시작했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것은 휴원 권고뿐이다.

이렇게 시작된 등교 연기가 한 번 더 연기되었다. 23일에서 4월로 넘어가면서 온라인 등교 방침이 나왔다. 4월 9일 고3, 중3을 시작으로 순차적 온라인 등교방침이 발표됐다.

학교현장과 교육청에 비상이 걸렸다. 온라인 수업의 내용물을 만들어내야 하고,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방송설비와 회선이 갖춰야 하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장비를 갖춰야 했다. 그 때부터 교사들의 ‘뼈와 살을 갈아 넣는’ 작업이 시작됐다.

4월 9일 첫날. 교육청은 비상대기상황이다. 과연 수업이 제대로 중계가 될 수 있는지, 과부하로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그날 한 고비를 넘겼다.

세종교육청은 다른 곳과 달리 학교마다 교실마다 망이 갖추어져 있다. 다른 시도는 연결망이 없어서 매우 힘들게 온라인 수업을 했다고 한다.

아울러 세종교육청은 학교마다 수업용 패드가 마련되어 있어서 한 가정에 자녀가 많은 경우에 컴퓨터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지원할 수 있었다.이에 온라인 수업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미루고 미루던 등교가 결정됐다. 또 다른 전쟁이다. 정말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방역과 교육은 서로 모순이다. 방역은 거리를 두어야 하고, 교육은 서로 만나야 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보면, 평소에 하지 않던 ‘소독’이라는 업무가 생겼다. 교원의 업무도, 행정직원의 업무도, 공무직원의 업무도 아닌 새로운 일이다. 이 일을 서로 떠밀다보면 공백이 생긴다. 결국 민주적 회의가 필  요하고, 협력이 필요하고, 협업이 필요하다.

코로나 상황에서 방역과 교육을 성공한 학교는 평소 학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 학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튀어나오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바로 이뤄지고, 해결책과 역할분담이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어떤 돌발상황이 만들어질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교육부도 교육청도 그런 상황에 대한 대응지침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방역의 대원칙만 정할 수 있을 뿐이다.

코로나 재난이 벌어지면서 교육부의 강고한 관료주의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은 상황대처가 교육부의 경직된 지침으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단과 결정의 권한을 과감하게 학교현장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해결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이 일어나는 학교현장에서 교육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하도록 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지원업무를 겸손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옳았다. 행정이 교육현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이 교육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어야 했다.

그래서 최교진 교육감은 “코로나 상황에 대한 대응에서 판단과 결정은 학교현장이 권한을 갖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은 교육감이 진다”며 학교 교직원에 대한 면책선언을 한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할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당분간 이런 비상상황이 일상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 많은 집단 감염 상황에서 학교는 아직 방역이 무너지지 않았으며, 이 모든 것이 교직원들의 피땀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이다.

 

비록 힘은 들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는 모두 서로가 소중한 존재이며, 함께 손잡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재난으로 우리는 서로 사랑하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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