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77회/ 26장 위수령 (2)
[연재소설 청룡도] 177회/ 26장 위수령 (2)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6.2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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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경이 일종의 매파라면 김조순은 비둘기파라 할 수 있다. 박종경이 김조순의 영향(?) 아래 있을 때는 매파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관리가 되었으나 그가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는 제어가 되지 않았다.

"그리 서북을 방치한다면 그곳은 아예 조선을 벗어난 땅이 될겁니다."

"조선땅을 벗어나다니? 그걸 말이라 하는 게요?"

"말이 그렇다는 겝니다. 대감, 서북에 군령을 발동하여 민심을 다잡아 놓지 않는다면 난리가 날 겁니다."

"난리요?"

"포청은 벌써부터 그런 보고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박종경이 김조순을 거듭 설득했다. 비변사를 중심으로 한 조정 안에 서북지방이 불안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관서 특히 청천강 이북지역인 서북의 각 관아와 군영에서 올라오는 장계는 예외없이 민심의 불안을 기록하고 있었고 수시로 내려보내는 암행어사도 빼놓지 않고 보고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실체가 없지 않소. 요상한 도참과 망령된 요언이 횡행한다 해서 군대를 보낸다면 세상이 웃을 일이오. 그리고 군징발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대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급니까? 민심은 이럴 때 다잡아야 합니다."

박종경이 조금도 굽히지 않고 군을 출동시킬 것을 주장했다.

"어허? 군대를 한번 꾸리는 것이 얼마나 큰 자금이 필요한지 모르시오이까?"

"오군영은 무엇에 쓰시려고요?"

"오군영은 한양 방어와 외적의 침입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거 모릅니까?"

박종경이 오군영이라도 움직이자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들어줄 김조순이 아니었다. 이 당시 오군영의 군장들은 모두 김조순의 사람들이었다.

"난리가 나면 대감이 책임지시요. 나는 모르겠소이다. 으흠!"

박종경이 더이상의 설득을 포기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김조순의 집무실을 나왔다. 씩씩거리며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박종경의 방에는 오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종경이 호출한 탓이었다.

"자네, 뭐좀 캔 거 있나?"

박종경은 오포장을 보자마자 김조순의 뒤를 기찰한 내용을 물었다.

"호호,아직은 별다른 게..."

"끄응, 풍고는 그렇고 평양의 소식은 어떤가?"

"대감, 대동관사건은 실화가 아닙니다."

"그건 나도 알아. 홍가라는 군도가 일을 냈다는 거 아냐?"

박종경도 각 요로와 포도청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접하고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대감, 최소한 일사의 군대라도 평양에 주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일을 벌이려는 무리들이 겁을 먹고 더 큰 일을 꾸미지 못한다는 말이지?"

"호호 그러하옵니다."

"나도 박대장이나 임자의 의견을 들어 오군영의 한개 부대라도 움직이려 애를 쓰나 여의치 않아. 우선 풍고가 저리 막아서고 있으니..."

박종경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대처하지 못하면 정말로 큰 난리가 날 겁니다. 홍가의 무리가 무서운 게 아니라 조변석개하는 민심이 더 무서운 거지요."

오포장이 평상시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들끓는 조선의 민심을 거론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봉기와 소동이되어 수많은 인명피해를 부르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본 그였다.

"한번 더 설득을 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성상을 직접 설득해 보겠네."

박종경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는 내친김에 김조순을 넘어서서 조정의 주도권을 틀어쥘 기회라 생각하는 듯했다. 대동관 전소사건은 박종경과 김조순의 정국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었다. 오포장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정치가들은 국정의 파탄마저도 정치에 이용하는 모리배적 속성의 군상들임을 알고 있기에 오포장의 입맛은 씁쓰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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