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54회/ 22장 출병(出兵) (7)
[연재소설 청룡도] 154회/ 22장 출병(出兵) (7)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5.2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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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장은 본영(本營) 막사를 나와 자신의 막사로 갔다. 본영의 사방은 목책으로 벙어선이 쳐져 있었다. 목책은 네 곳의 출입문이 있었고 목책 안에 수많은 병사들의 유숙군 막사와 각종 전투용 장비 등이 빼곡했다. 거기다가 인근 군현에서 이동해온 식량수레와 우마들이 뒤엉켜 어지러웠다.

"호호 큰일이네."

오포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군막 안에는 장포교와 가희가 앉아 있다가 오포장을 맞이했다.

"포장님 상대가 없는 전쟁을 치루게 생겼네요."

장포교가 따분한 표정을 지었다. 전장에 출동한 현장이 전장의 분위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호호 형방 아전들을 족쳐볼까?"

"지방 아전들을요?"

"호호 그 작자들 틀림없이 화적놈들과 교류가 있을거야. 그렇지 않을까?"

오포장이 지방 아전들을 거론했다. 지방의 형방들이 올린 첩보는 하나도 쓸만한 것이 없었다.

"형리들과 도독놈들이 한통속인 건 세상이 다 아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일에 형리들이 사실을 불까요?"

"닥달을 해야지."

"닥달을요?"

"호호 물고를 내면 불지 않을까? 그 방법 말고는 작전을 시간 안에 마칠 수 없을 듯한데 말야."

오포장이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며 말했다.

"어디를 다시 가려고요?"

"어딜 가긴? 영감을 만나야지. 이 방법이 있다고 말야."

"오포장님, 그래도 그들은 우리의 동업자 아닙니까? 큰 사고가 날 텐데요?"

장포교가 형리들이 다치는 것을 염려했다. 지방 형리들이 포도군의 뒷바라지를 헌신(?)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였다.

"호호 나도 미안하기는 하지. 허나 방법이 없잖아? 그럼..."

오포장은 장포교의 등을 한번 두드려 주고는 박기풍의 본영 막사로 돌아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 말 믿을 만한가?"

"원래 토포라는 것이 적정을 잘 알아야 하는 거 아닌지요. 형리들이 도둑놈들과 조금 알고 지내는 건 관례라 할 수 있지요."

"관례?"

"호호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죠."

"하하하, 맞아. 형방놈들을 잡아다 족치면 무언가 나오겠군? 그래 그 방법이 있어."

박기풍이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진퇴양난에서 활로를 찾았다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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