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53회/ 22장 출병(出兵) (6)
[연재소설 청룡도] 153회/ 22장 출병(出兵) (6)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5.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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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장이 출병시 박기풍에게 말했던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용화가 이끄는 명화적은 흔적도 없이 정방산 구월산 일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어딘가 산속으로 숨은 것이 분명했으나 그 넓고 깊은 산을 뒤진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작전회의는 계속되었고 박기풍은 연일 참모들을 닥달하며 작전지역 안의 수령들을 불러다 채근을 했다.

"체탐 결과는?"

박기풍이 체탐 및 정탐활동을 맡고 있는 오포장에게 먼저 물었다. 막사 안에는 포도군의 참모들과 해주 황주 인근의 현령 군수들이 불려와 앉아 있었다.

"산속의 화전민들을 통한 정보수집과 산속의 요소요소를 체탐반이 직접 찾아 눈으로 살펴보고 있으나 아직 흔적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하는군? 누가 임자를 좌포청의 동창이라 한게야? 오현감?"

박기풍이 오포장에게 타박을 주고는 정방산 아래 현감을 불렀다.

"네 장군."

"평소 용화 패거리가 임자의 관내를 무상으로 나돌아 다녔다는데 이렇게 정보가 없나?"

"저......"

"머리만 긁적이지 말고 이유를 말해봐. 자네 무장출신이라지?"

"그러합니다. 선왕 말년에 경내무과로."

"못난 인사하곤...누가 임자 고신(이력서)을 물었나? 그깟 바둑판무과에 급제한 것이 자랑인가?"

박기풍이 현감 오연수를 조소했다. 무과급제자를 가르켜 바둑판무과라고 한 것은 정조다. 정조는 춘당대에서 당해 무과 급제자들을 불러 무예시험을 해보곤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한양에서는 누른것을 뽑아 흰것이라 하고 지방에서는 각 고을단위로 뽑기 때문에 얼룩진것이 점박이 말을 탄것과 같아 알록달록한 표범과도 같다. 세상에서 무장을 뽑는 것을 일러 가위다리와 바둑판정치라 하는 것은 이것을 이르는 말이다. (정조실록)

"임자, 임자가 한번 말해보게?"

박기풍이 오현감의 옆에 앉아있는 황주군수에게 질문을 돌렸다. 그자도 오연수와 비슷한 똥마려운 강아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게 저....."

"흐흐 관장으로 내려와 기생년들이나 끼고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관내사정을 알 턱이 있나? 임자들은 관내 기생들 속곳 수는 알아도 임자들 모가지 떨어질 날은 모르고 있지?"

"아이고 장군!"

"못난것들 하곤? 앞으로 임자들은 막하회의에 참가하지 말고 병방과 형방을 참가시켜."

"장군 그건 규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오연수가 반사적으로 답변을 했다.

"규정이라고?"

"네 장군, 소관은 해서토포군의 군수책임자입니다."

오연수가 조정에서 자신에게 내려준 직임을 들어 반발을 했다. 그러나 박기풍의 더욱 큰 역공을 부를 뿐이었다.

"오포장, 이자를 끌어내 치도곤을 쳐. 군법 명령불복종이다."

박기풍은 탁자를 들었다 놓으며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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