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135회/ 20장 남산바둑대회 (2)
[연재소설 청룡도] 135회/ 20장 남산바둑대회 (2)
  • 이 은호 작
  • 승인 2020.04.2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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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겠다는 겁니까?"

김류가 자리를 당겨 앉으며 물었다.

"여러분의 증포삼 물량은 보장하겠소이다. 다만 만상을 통해서만 사고파는 겝니다."

"뭐라고요?"

"그게 그 말 아니오이까?"

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반문을 했다.

"뭐가 그게 그 말이오이까? 아무것도 못하는 것과 증포삼 무역을 계속할 수 있는 차이를 모르신단 말이시오들..."

임상옥이 술잔을 상 위에 내리치며 말했다. 임상옥의 말은 이런 것이었다. 호조를 상대로 물목거래를 해오던 각 상단 사이에 만상이 끼어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조선의 모든 상단은 또 다른 호조, 아니 만상을 호조라 생각하란 말인 것이다.

"우리 보고 만상을 상전으로 모시란 말이오?"

"임행수 이게 진정 임행수의 말이시오?"

김류와 상인들이 거듭 반문을 했다. 임사옥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허? 싫다면 할수 없겠지요. 나는 그만 일어나겠소이다."

"이런 발칙한?"

임상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상인들이 그를 막아섰다. 그중에 한 상인은 임상옥의 멱살을 잡으려다 오포장의 제지를 받았다.

"억?"

"이 뭐하는 짓인가?"

오포장은 어느새 한 상인의 두 팔에 오라를 결박짓고 있었다.

"조정에서 임행수를 보위하란 명입니다. 호호 행수님들 자중하시지요?"

"오포장 이러기요?"

김류가 당황하며 오포장에게 항의를 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였다.

"호호 뭐가 잘못되었나요? 조정의 명이 없다해도 기방에서 치고받는 것은 대명률에 저촉되는 것이니 즉시 포박감이지요."

"오포장?"

"호호, 경상대행수께서도 결박을 당하지 않으시려면 길을 터주시지요? 자...그럼..."

오포장은 상인들을 밀치고 임상옥이 방을 나갈 길을 만들어주었다. 조선후기 포도청의 위세는 막강했다. 나라 안에 오직 기강이 살아있는 기관은 포도청뿐이었다. 포도청은 조선백성들의 범(호랑이)이었다. 그것은 양반사대부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대부들 중 포도청을 제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부류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포도청의 눈치를 살펴야했다. 실제로 포도청은 정승의 아들을 잡아다가 물고를 내고도 거뜬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군왕과 조정의 부림을 받고 있었다.

"험, 고맙구료."

임상옥이 기방을 나서며 오포장에게 말했다.

"호호 고맙기는요. 참 행수님...?"

"묻고 싶은 게 있으시오?"

임상옥이 반문을 했다.

"호호 조금 뜻밖이지만 홍가를 아시는지요?"

오포장이 임상옥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순간 임상옥의 미간이 찌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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