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열화상카메라 '무용지물'
[세종]시교육청, 열화상카메라 '무용지물'
  • 윤영상
  • 승인 2020.03.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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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으로 측정범위 오차가 ±2℃
인체용 오차 ± 0.5℃ 으로 교체해야
찬바람 불면 측정값 제대로 안 나와
600명 이상 학교 구매시 잘 살펴야
충남교육청 설치 인체용 열화상가메라
충남교육청 설치 인체용 열화상가메라

[투데이 충남 세종/윤영상 기자]코로나 19로 인해 개학이 다시 한번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된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유치원과 초·중·고 방역을 위한 예비비 176억원을 의결했다.

이 예산은 교육부가 열화상 카메라를 각 학교에 설치·지원하기 위한 예산으로 학생 수가 600명 이상되는 유치원과 학교 4,392개교를 위해 마련된 예산이다.

학생수가 600명이상은 1대, 1500명이상은 2대 설치를 기준으로 하고 시급한 대구지역은 300명이상 학교에 1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부는 대당 780만원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했으며, 시·도교육청 사정에 맞게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세종시교육청에서도 열화상카메라 설치와 관련해 분주하게 설치 학교 기준과 구매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보건담당 민병태 사무관은 열화상카메라 구매와 관련해 가격 및 스펙 비교를 통해 좀 더 많은 학교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민 사무관은 “가성비 높은 열화상카메라를 선정해 학생수 600명이상 학교 설치에서 550명이상으로 설치 기준을 낮춰 관내 56개교에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은 관내 110개 학교에 교육부 예산 780만원을 내려보내 열화상카메라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열화상카메라 구매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열화상카메라는 산업용과 의료용(인체용)으로 구분되는 데 산업용의 경우 오차 범위 허용치가 ±2℃로 36.5℃인 체온을 재는데 적합하지 않다.

식약처가 고지하고 있는 인체용 열화상카메라의 기준은 ACCURACY(정확률)값이 적어도 34℃∼ 39℃ 범위에서 오프셋 오차 ± 0.5℃와 같거나 미만이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으며, 해상도와 관련해서는 최소한 240 이미지 픽셀 ☓ 180 이미지 픽셀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세종시교육청 현관에서 측 정하고 있는 열화상카메라는 미국에서 생산된 산업용 열화상 카메라로 비교적 사양이 낮은 제품으로 오차가 크기 때문에 인체에 사용과 관련해 무용지물이라고 전문가는 말했다. 특히, 측정지점이 현관 근처라면 찬바람 유입 시 측정값이 제대로 나올 수 없어 감염 의심자에 대한 선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용 열화상카메라에 대한 문제는 세종지역 뿐만 아니라 대구지역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동대구역에 설치되었던 산업용 열화상카메라의 측정 범위는 영하 20℃부터 250℃이고 오차 범위 역시 ±2℃ 혹은 ±2%로 1,6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측정기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의심이 되는 체온 기준은 37.5℃ 이상으로 기준 체온인 36.5℃보다 1℃ 높은 수치로 오차범위가 ±2℃인 검측기로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반면 인체용 열화상카메라는 식약처에서 고지한 기준에 맞게 설계되어 34℃∼ 39℃ 범위에서 ±0.5℃의 오차범위 정확도를 가져 측정에 신뢰성을 가진다.

세종시교육청에  설치한  산업용 열화상카메라  / 충남투데이
세종시교육청에 설치한 산업용 열화상카메라 / 충남투데이

 

현재 세종시교육청에서 검토하고 있는 열화상카메라는 인체용이 아닌 산업용으로 인체용으로 구매할 경우 추가 예산이 더 필요하다며 예산범위 내에서 최대한 합리적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예산을 탓하며 신뢰성이 떨어지는 측정기를 마련한다는 것이 합리적 행정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등교 시 일일이 인체에 접촉하는 체온계로 잴 수 없는 상황에서 열화상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정확성이 떨어진다면 왜 설치하는 모르겠다”며 “이럴바엔 차라리 그 예산으로 도우미 고용이나 학부모회를 통해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하는게 낫다”라고 푸념했다.

개학이 시작되면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학생들이 생활하게 되는 환경에 노출되는데, 혹시 모를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좀 더 세밀한 측정기 도입으로 유증상자를 선별해 내는 선제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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