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청룡도] 51회 8장 국마 國馬 (2)
[연재소설 청룡도] 51회 8장 국마 國馬 (2)
  • 이 은호 작
  • 승인 2019.11.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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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군은 기마병을 가장 중요시했다. 기마병은 곧 말과 말을 운용하는 병사로 구성된다. 경마에 ‘말7 기수3’이란 말이 있듯 기마의 전투력은 말이 7할이고 훈련 잘된 병사의 능력이 3할이 모아져 온전한 전투력 100이 된다.

말은 선천적으로 겁이 많고 감성적인 동물이다. 반면 기동력과 지구력 그리고 좋은 두뇌를 갖고 있고 사람을 잘 따르는 특성이 있다.
군마는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조련으로 만들어진다.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군마는 최소한 3년여의 조련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병도 마찬가지다. 기병은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 중에서 충원되어 군마의 조련 기간과 비슷한 훈련을 통해 마병일치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병(騎兵)이 탄생한다.

전투마는 결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을 타고 전장을 자유자재로 누벼야 하는 기병의 마술(馬術) 또한 한두 해에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말은 인간에 비해 12배나 많은 식량이 필요하다. 마초의 공급도 문제지만 겨울철 곡물의 공급도 큰 문제다. 조선은 기마군의 전력유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도 엄청난 유지비용에 골머리를 앓았다.

필자가 기병을 설명하는 이유는 홍경래군의 봉기시 첫번째 전투였던 안주병영군과의 접전에서 일대 타격을 받은 이유가 바로 기병작전을 준비하지 못한 허실을 주목한 때문이다. 물론 홍경래를 비롯한 반군의 지도자들도 기병의 필요를 누구보다 느꼈을 것이다. 다만 기병을 키운다는 것이 엄청난 시간과 조련이 필요한 자원소비군인 탓에 은밀성을 유지하며 반군을 키우는 과정에서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조선은 한때 10만 마리의 국마를 유지하고 있었다. 영정조 시대 의주 책문후시를 통해 한번에 천 필의 말이 대청 무역으로 팔려나가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청나라는 조선에 한번에 1만 마리의 말을 공물로 요구한 적도 있었다.
“호호, 장관이구나.”
“흠... 그거 한번 실하네요.” 
오포장의 탄성에 가희가 장단을 쳤다. 성루에 서 말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이 말의 상하에 꽂혀 있었다.
“어멋? 저건...”
가희가 흰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일단의 기마대를 보고 소리를 쳤다. 영기(營旗)로 보아 안주병영의 기마대였다. 족히 수백 필은 되어 보였다. 말잔등에 날렵하게 올라탄 기병들이 박차를 가하며 달려오다 순간적으로 기수를 돌려 뒤돌아 가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말들이 돌아서며 수백 발의 화살이 성벽을 향해 날아왔다.

“고개 숙여!” 
“아악”
오포장은 가희의 몸을 밀쳐 성 밑으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성 위로 떨어지는 화살들은 촉을 제거한 연습용 화살이었다.

"호호, 훈련 한번 실감나게 하네.” 
오포장은 성을 넘어온 화살 한 대를 주어 성 밑으로 던져 주며 말했다. 곧바로 이열에 섰던 기마군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먼지가 들판을 불로 태우듯 피어올랐다.

“호호, 역시 변방이라 군기가 장난이 아니야. 안주목사가 깐깐하다더니 헛말이 아니었어.” 
“저건 무슨 훈련이죠?” 
“호호, 기사라고 하지”
“기사요?”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거 말이다. 기병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예지.” 
중세국가의 부대단위의 전투는 밀집대형의 상호충격전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밀집대형은 부대와 부대 간의 접전으로 승부를 내는 것으로 조선군은 삼열을 유지하고 밀집 접전을 하는 전투 매뉴얼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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